[OSEN=박종규 객원기자] 히어로즈가 ‘홈런의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히어로즈는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4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15-5의 대승을 거뒀다. 클리프 브룸바, 송지만, 강정호, 이택근이 모두 솔로포 하나씩을 날렸다. 사직구장 홈팬들의 열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당당함이 돋보였다. 수치상으로 살펴보면 히어로즈의 올시즌 홈런 행진을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히어로즈의 팀 홈런(76)은 한화(87)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팀 내 홈런 3인방의 기록으로 좁혀보면 브룸바(19)-송지만(11)-강정호(11)가 합계 41개로 한화의 3인방(김태완 14개, 이범호 14개, 빅터 디아즈 13개)과 함께 공동 1위가 된다. 일단은 홈구장인 목동구장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히어로즈는 팀 홈런의 절반이 넘는 40개를 목동구장에서 기록했다. ‘목동구장 바람’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던 가장 최근의 사례는 지난 11일 KIA전이었다. 경기 전 김시진 감독이 “오늘도 홈런 바람이 부네요”라고 말했을 정도로 외야 쪽으로 바람이 불어나가던 날이었다. 김 감독의 예상대로 3회에 브룸바가 3점포를, 4회에는 강정호가 솔로포를 날렸다. 이 두 개의 홈런은 외야뜬공에 그치는 듯 했으나, ‘설마 저게 넘어가겠어’ 라는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담장 너머에 떨어졌다. 4회에 쐐기포를 날려 KIA의 승리를 이끈 김상훈 역시 “안 넘어갈 줄 알았다” 며 자신의 홈런도 바람의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히어로즈는 투수들도 홈런과 관련된 기록을 살펴볼만 하다. 팀 피홈런 부문에서 78개로 한화(77)에 간발의 차로 앞선 1위를 달리고 있는 것. 이것도 역시 목동구장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결국 히어로즈는 올시즌의 타고투저 현상을 고스란히 나타내주고 있다. 팀 홈런 2위, 팀 타율 3위(2할8푼1리)인 반면에 팀 피홈런 1위,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5.76)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지금 상황에서 히어로즈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타자들의 홈런 수 증가 보다는 투수들의 피홈런 수 감소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1일 오후 목동구장에서 벌어졌다. 3회말 1사 1,2루 히어로즈 브룸바가 동점 쓰리런 홈런을 날리고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목동=윤민호 기자ym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