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14일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이란전을 앞두고 파주 트레이닝센터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가졌다. '캡틴' 박지성을 포함해 24명의 선수들이 모두 참석한 미디어행사서 유독 관심을 받지 못한 채 홀로 외로이 있는 선수가 있었다. 다름 아닌 이운재(수원)와 김영광(울산)에게 밀려 '제3의 옵션'으로 전락하고만 골키퍼 정성룡(24, 성남)이었다. 정성룡은 한때 시쳇말로 잘나갔다. 지난 2007년 아시안컵 음주 파문으로 이운재가 대표팀서 제외되자 정성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1월 칠레와 평가전을 시작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북한전, 2차전 UAE전 등 총 12경기서 6골만 내주며 제 역할을 다 해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운재가 징계에서 사면돼 대표팀에 복귀한 카타르와 친선경기 이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월드컵 최종예선 6, 7차전인 UAE전과 사우디전서는 김영광에게 밀려 교체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No.2 골키퍼 자리마저 내주고 말았다. 이에 정성룡은 "(이)운재 형과 (김)영광이 형보다 부족한 면이 많다. 수비를 리드하는 면을 보완해야 한다"며 주전 경쟁서 밀린 것이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정성룡은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허정무 감독님이나 김현태 코치께서 좋게 봐주실거라 믿는다. 주전 골키퍼 장갑을 되찾고 싶으며 남아공으로 가겠다는 꿈을 놓아본 적이 없다"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최종예선서 7경기서 단 3실점만 내줬기 때문에 부상과 컨디션 문제만 없다면 이운재가 남아공월드컵서 주전 골키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자고로 라이벌은 성장 촉진제라 했다. 정성룡이 경쟁자들보다 한 발 더 내달려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주전 골키퍼 장갑도 뺏어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parkri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