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작에 맞서는 한국영화의 힘은?
OSEN 기자
발행 2009.06.16 07: 27

6월 24일은 한국영화 관계자들이 모두가 숨죽여 기다리고 있는 영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의 개봉일이다. 24일 전후로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은 이 할리우드 대작에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마이클 베이 감독과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가 방한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팬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제 때 맞추지 못해 많은 한국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 자체에 대한 평과 그에 대한 기대감은 꽤 높은 수준이다. 더욱 다양해지고 업그레이드 된 트랜스포머들의 변신 장면과 합체 장면, 현란한 CG, 스펙터클한 액션과 육해공을 넘나드는 광활한 로케이션을 선보이며 전편의 모든 것을 능가하는 막강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과 경쟁을 벌이게 될 한국영화는 3편 정도이다. 현재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영화 ‘거북이 달린다’와 6월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공포 영화 ‘여고괴담5-동반자살’, 7월 2일 개봉하는 영화 ‘킹콩을 들다’ 등이다. 개봉 첫 주 4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거북이 달린다’와 이범수 조안 주연의 ‘킹콩을 들다’는 모두 짠한 울림을 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거북이 달린다’는 시골 형사 조필성이 자신이 탄 상금을 가로챈 탈주범을 찾아 나서게 되면서 겪는 좌충우돌을 담는다. 조필성 역할을 맡은 김윤석은 전작보다 좀 더 느슨하고 좀 더 여유로운 모습으로 예산을 자신의 집처럼 활보하고 다니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여기에 더해 관객들의 마음을 잡아끄는 것은 그의 가장으로서의 모습이다. 밖에서는 무능하기 그지없어 보이지만 한편 집에서는 아내와 딸한테 꼼짝 못하는 남편이자 아빠이다. 집에서 늘 구박만 당하는 듯 보이지만 그가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그를 가장 믿어주는 든든한 백은 바로 그 가족들이다. 조필성과 그의 시골 패거리들이 전하는 웃음도 크다. 조필성의 시골 친구들은 투박하고 촌스럽고 무식하기 그지없지만 친구가 범인을 잡는데 두 손 두 발 다 걷어붙이고 함께 탈주범을 찾아 나선다. 좌충우돌 사고도 많이 치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시골 형사 조필성을 돕는다. 시골 형사 조필성을 둘러싸고 그의 가족, 친구 그리고 탈주범 송기태(정경호 분)에 이르기까지 끈끈한 정과 연민이 버무려지면서 배꼽을 잡고 웃으면서도 끝에는 짠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는 영화 ‘킹콩을 들다’에서도 마찬가지다. 15일 시사회 때 공개된 ‘킹콩을 들다’는 예상보다 더 큰 감동과 눈물을 안기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후 또 한편의 스포츠 영화 신드롬을 예상하게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역도를 하는 시골 여중생 역도부원들과 그들의 선생님의 만들어가는 기적 같은 스토리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극의 초반 보성여중 역도부 코치 이지봉 역으로 출연하는 이범수의 느닷없는 버럭 연기에 웃음보가 터지고 역도부원으로 분한 신인 여배우들의 낯선 얼굴과 연기에 몰입이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중반이후부터 이들이 역도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고 그들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면서 보는 이들도 영화에 더 몰입을 해 간다. 영화는 과거 먹을 것이 없어 운동을 했던 때를,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줘도 아깝지 않은 선생님을, 그리고 그 선생님을 순수한 믿음으로 따랐던 아이들을 보여준다. 여기에 ‘고난 좌절 극복 성취’의 구조를 바탕으로 한계를 넘어서는 스포츠인들의 역사까지 보여주며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한다. 결국 2억 달러에 달하는 막강한 제작비를 투입한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을 비롯한 할리우드 대작에 맞설 한국영화의 경쟁력은 관객들의 마음을 진동시킬 ‘울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누구보다 한국 관객들의 복잡다단한 정서와 마음을 잘 아는 충무로 제작진들은 그 ‘울림’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냈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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