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선발' 김광수, "이제야 경기 보는 눈이 생긴 듯"
OSEN 기자
발행 2009.06.16 07: 31

"이닝 소화에 대한 부담도 있고. 그러다 고비를 못 넘으니 아쉽죠".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아쉬움이 절로 묻어 나왔다. 최근 선발 투수로 출장 기회를 얻고 있는 프로 10년차 우완 김광수(28. LG 트윈스)가 앞으로의 분발을 다짐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올 시즌 1승 2패 1홀드 평균 자책점 6.06(16일 현재)을 기록 중인 김광수는 최근 4경기서 모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그의 선발 4경기 성적은 1패 평균 자책점 6.23으로 좋은 성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김광수의 선발 등판은 고비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아쉬움이 많았다. 가장 최근 등판인 11일 잠실 두산전서도 그는 3회까지 맞춰 잡는 피칭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경기 내용을 보여줬으나 4회 집중적으로 공략당하며 강판당했다. 김재박 감독 또한 김광수에 대해 "좋은 공을 갖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타자에게 익숙해지는 것은 문제다. 경기 중반들어 직구 구위가 점점 떨어지니 그게 공략당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릭 바우어(32)가 실망만을 안겨준 채 2군으로 내려간 현 상황서 김광수가 선발 한 자리를 책임져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 지난 14일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잠실 구장서 만난 김광수는 선발 등판에 대한 책임감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2003시즌 이후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보낼 수 없다는 마음이 전해졌다. "사실 시즌 초 직구 스피드가 올라왔을 때는 계투 보직이 주어질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막상 선발 보직에 대한 지시를 받고, 출장 기회를 잡다보니 이닝 소화에 대한 부담감이 생겨 고전했습니다". 지난 5월 26일 사직 롯데 전서 김광수는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6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비췄다. 또한 5일 목동 히어로즈 전서는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내다 고비를 넘지 못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4⅓이닝 만에 물러났다. "2003년에 선발로 3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하도 오래되어서요.(웃음) 고비를 제가 넘겨냈어야 하는 데 거의 매 경기서 제 스스로 터닝 포인트를 만들지 못해 결과가 좋지 못했던 것 같아요". 4번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일까. 김광수는 경기 보는 눈이 조금씩 생긴 만큼 다음 경기서는 그 같은 일을 재현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갑작스러운 외부 변수가 없다면 김광수의 다음 선발 등판은 오는 17일 대전 한화 전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프로 10년 차인 만큼 이제야 경기 보는 눈이 생겼다는 게 쑥스럽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디가 승부처이자 고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선발로 등판할 지 계투로 나설 지 제가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제는 승부처가 어딘지에 대해 자각을 하면서 던지도록 노력해야죠". LG는 지난 시즌 10승을 거두며 선발진의 중추가 되었던 크리스 옥스프링(32)의 확실한 대안을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다. 결코 쉽지 않은 선수 생활 속에서도 성실한 훈련 자세를 통해 제 기량을 키우고 있는 김광수가 희망의 메세지를 전할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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