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필요해'.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는 1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마지막 경기서 이란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대표팀은 여유로운 가운데 경기에 임할 수 있지만 승점 3점이 필요한 이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위한 경기를 펼칠 전망이다. 지난 7일 UAE에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미 본선행이 결정된 탓도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거친 경기 때문에 활발한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던 것. 하지만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서도 선수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미 허정무 감독이 전승으로 본선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주전들이 거의 나섰던 것. 이영표(도르트문트)와 오범석(사마라) 그리고 김정우(성남)이 경고누적과 퇴장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기존의 18명 선에서 선수들을 활용했다. 중앙 수비수인 이정수를 오른쪽 풀백으로 옮기는 실험을 하는 대표팀이었지만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따라서 비주전으로 구분된 선수들은 현재 크게 의욕이 떨어진 상황. 14일 열린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서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했다. 허정무 감독은 그동안 새로운 선수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최근에는 경기에 내보내 시험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서 세 명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틀 안에서 변화를 추구했던 게 단적인 예다.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모여있는 대표팀이라고 하더라도 경쟁이 없다면 경기력 향상은 더딜 수 밖에 없다. 허정무 감독의 선수 기용 스타일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본선행이 결정된 상황서 굳이 주전들을 다 기용하는 것은 부상 우려에 본선으로 연계될 수 있는 경고 가능성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안주하게 되면 방심할 수 밖에 없다. 고인 물은 오염될 수 밖에 없다. 끊임없이 변화를 주어야만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과연 허정무 감독이 이란전에 어떤 선수 구성으로 임할지 지켜볼 일이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