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벌 '김상현의 난', 승자는 누구
OSEN 기자
발행 2009.06.16 13: 07

2009시즌 생애 최고의 한 해를 구가 중인 두 김상현이 잠실벌서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 내용 면에서 두산 베어스의 실질적인 1선발로 평가받는 우완 김상현(29)과 KIA 타이거즈 복귀 후 클러치 히터로 변모한 '김상사' 김상현(29)이 16일 잠실 구장서 투,타 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3승 2패 평균 자책점 3.76(15일 현재)을 기록 중인 투수 김상현은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보직으로 스타트를 끊은 뒤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며 두산 선발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선발 12경기 중 8번의 경기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 선발 투수들 중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상현에 대한 동료들의 믿음 또한 탄탄하다. 시즌 개막 전 '승리 계투' 이재우(29)는 맷 랜들(32)의 부상 이탈로 선발진 약세가 예상되는 데 대해 묻자 "김상현과 정재훈(29)이 랜들보다 더 잘해줄 것이다. 따라서 내게 연투 부담은 없을 것"이라며 믿음을 보여준 바 있다. 이재우가 언급한 두 선발 투수 중 정재훈은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지난 14일 2군으로 내려갔다. 최근 4연승과 함께 1위(36승 2무 20패)를 달리고 있는 두산이지만 풀타임 선발 요원 한 명이 잠시 이탈, 주춤할 수 있는 위험 요소도 분명한 것이 사실인만큼 김상현의 호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김상현은 지난 4월 21일 광주 KIA전서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 4선발 체제 운용으로 선발 투수 1인에게 많은 투구수를 할애할 수 없던 팀 사정상 그는 직구-슬라이더의 비율이 높은 피칭을 보였고 66개의 공을 던지며 경제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올 시즌 5일 간격 등판 성적이 1승 2패 평균 자책점 7.39로 나쁜 편임은 투수 김상현의 불안 요소. 7시즌 만에 데뷔 팀으로 돌아온 타자 김상현은 다시 빨간 유니폼을 입은 후 대단한 타점 양산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49경기에 출장해 2할6푼2리 8홈런 48타점(공동 4위)을 올리며 경기 당 1점에 육박하는 타점 생산 능력을 발휘 중인 김상현은 득점권 타격 성적이 4할1푼1리(56타수 23안타) 4홈런 43타점으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LG 시절 그는 어마어마한 부담감 속에 타석에서 생각이 많은 모습을 보이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06시즌까지 상무서 한 획을 긋고 제대한 김상현에게 LG는 '우타 거포'의 면모를 기대했으나 생각이 많은 편이던 김상현은 제 수에 본인이 넘어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러나 KIA서는 달랐다. 현재 페이스가 주춤한 상태지만 타석에 들어서는 것만으로 투수에게 압박을 가하는 최희섭(30)의 존재 덕택에 김상현은 부담 없이 후속 타석서 제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일 광주 두산전서는 상대 선발 홍상삼(19)의 3구 째를 공략, 배트가 부러졌음에도 담장 너머로 쏘아올리는 괴력을 발산했다. '김상사'의 올 시즌 두산 전 성적은 3할3푼3리 1홈런 2타점으로 나쁘지 않다. 최희섭이 주춤하면서 생긴 '나비 효과'로 인해 김상현 또한 6월 들어 2할5리(39타수 8안타) 1홈런 7타점으로 위력이 떨어진 상태인 것은 타자 김상현의 맹점이다. 신무기 슬라이더의 적극적인 구사를 통해 선발진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투수 김상현과 이적 후 제 위력을 선보이며 '해결사'가 된 타자 김상현. 이들이 어떻게 활약하느냐 여부에 16일 두산-KIA전의 성패가 달려 있다. farinelli@osen.co.kr 두산 김상현-KIA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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