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닮은 이란 그리고 고트비. 한국과 이란은 17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마지막 경기서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 7일 UAE와 경기서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과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이란과의 경기는 한국으로서는 사실 맥이 빠진 상황서 치른 게임이었다. 그러나 '지한파' 압신 고트비 감독은 한국에서 배운 축구를 이란에 심은 모습이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훈련을 진두지휘하는 고트비 감독의 모습은 한국과 닮아 있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압박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을 실시했다. 3팀으로 나누어 실시한 훈련서는 1개조는 밖에서 벽 역할을 했고 나머지 두 개조는 그 안에서 적극적인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상대방을 압박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런 훈련 모습은 경기를 하루 앞둔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 대표팀의 훈련장에서도 볼 수 있었다. 고트비 감독이 직접 지휘하지 않았지만 내용은 똑같았다. 알리 다에이 전 감독이 팀을 맡기 전 이미 감독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그는 최종예선 중 뒤늦게 임명됐지만 향후에도 계속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될 전망이다. 고트비 감독은 한국대표팀 코치로 2007 아시안컵을 치렀다. 하지만 대회 직후 베어벡 감독이 사임하면서 그도 한국을 떠났다. 그해 조국 이란으로 돌아간 그는 페르세폴리스를 맡아 생애 첫 감독에 올랐다. 팀을 우승시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유명세를 타며 2008년 2월 이란 감독에 내정됐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결국 낙마했다. 하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을 지휘했던 알리 다에이 전 감독의 부진이 이어지자 지난 4월 이란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이후 1승1무로 이란의 본선 진출 희망을 살린 고트비 감독은 한국과 대결을 펼쳤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이란 대표팀 개개인의 기량은 한국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 플레이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네쿠남의 화려한 플레이가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팀 플레이와 대결은 쉽지 않았다. 고트비 감독은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알고 한국과 비슷한 플레이로 경기를 펼쳤다. 그런 모습은 향후 이란 대표팀을 장기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그림자를 엿보게 했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