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타' 김진수, "세상을 다 얻은 기분"
OSEN 기자
발행 2009.06.17 22: 41

"직구를 노렸는데 '배나구'가 와서 2구도 '배나구'로 예상했습니다". 인터뷰에 익숙지 않았던 그였기 때문인지 고향인 부산 사투리를 절로 구사했다. 프로 12년차 포수 김진수(30. 두산 베어스)가 팀의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이끌며 날아올랐다. 김진수는 17일 잠실 구장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교체 포수로 출장, 4-4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서 상대 마무리 한기주(22)의 2구 째를 공략, 1타점 끝내기 중전 안타를 작렬하며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1998년 고향팀 롯데에 우선 지명으로 입단한 김진수는 한때 촉망받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1군서의 출장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했고 2006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간간이 1군 경기에 나왔다. 그러나 원만한 성품을 바탕으로 투수를 다잡는 동시에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찌르는 리드는 현장의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었다. 타격 면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던 그였기에 손시헌(29)의 고의사구 후 만루 찬스를 맞았으나 그는 노림수 타격을 통해 행운의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후 그는 "(손)시헌이를 거르면서 내게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초구 직구를 노렸는데 변화구가 들어와서 다음에도 배나구가 들어오겠구나 생각했다"라며 결승타 장면을 떠올렸다. "끝내기 타는 야구 시작 이래 처음"이라고 밝힌 김진수는 "안타를 치고 나서 선수들이 날 향해 달려오는 데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데뷔 후 거의 없었던 인터뷰 기회였기 때문인지 그는 입가에 미소를 가득 담은 채 강한 사투리 억양으로 질문에 답했다. 김진수는 50이닝 이상 소화한 8개 구단 포수들 중 포수 평균 자책점(CERA) 3.22(17일 현재)로 전체 1위에 해당한다. 표본이 적고 후반 교체요원으로 투입되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두산의 승리 계투가 제 몫을 펼치는 데는 포수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 그에 대해 김진수는 "그런 기록이 있었는가"라며 웃어 보인 뒤 "내가 확신이 가지 않는 이상 되도록 투수들이 잘 던지는 공을 리드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코스나 구종으로 유도하는 데 우리 투수들이 워낙 좋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나는 한 게 없다"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farinelli@osen.co.kr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7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벌어졌다.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끝내기 안타를 날린 두산 김진수가 기뻐하고 있다./잠실=윤민호 기자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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