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네쿠남에 한판승...지옥행 '선물'
OSEN 기자
발행 2009.06.17 23: 29

이란을 기다리는 것은 천국이 아닌 지옥이었다. '주장'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천국과 지옥'을 놓고 설전을 벌인 자바드 네쿠남(29, 오사수나)을 상대로 한판승을 거뒀다. 박지성은 17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8차전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후반 36분 동점골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 속에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박지성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이날 박지성의 상대는 역시 이란의 주장인 메흐디 마흐다비키아. 오른쪽 측면의 공격을 이끄는 마흐다비키아를 봉쇄하면서 역습 상황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이 박지성의 임무였다. 그러나 박지성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한국의 공수를 결정하는 키플레이어로서 역할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이란과 한 차례 맞대결에서 보여줬던 동점골 등이 그 것. 이란의 키플레이어인 네쿠남과 맞대결이기도 했다. 전반까지는 네쿠남이 한 발 앞서는 분위기였다. 몸이 무거워 보였던 박지성은 공격의 선봉을 이끌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다. 전반 박지성의 슈팅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 그 증거다. 반면 네쿠남의 활약은 돋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이란의 공수의 연결고리로 활약한 네쿠남은 거칠면서도 화려한 플레이로 한국을 위협했다. 전반 25분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에 이은 전반 41분의 위협적인 프리킥은 왜 네쿠남이 박지성과 비견되는 선수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네쿠남도 이란을 천국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바로 박지성의 벽을 넘지 못한 탓이다. 후반 들어 네쿠남 봉쇄를 위해 조원희를 투입한 한국은 후반 5분 문전의 혼전 상황에서 쇼자에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6분 박지성이 네쿠남의 마지막 마크를 따돌리며 기적같은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날 반드시 이겨야 월드컵 본선 직행이 가능했던 이란에게는 천국이 아닌 지옥행이 선언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4만 여 관중들의 함성 속에 박지성의 한판승이 울려퍼지는 순간이었다. stylelomo@osen.co.kr 박지성이 네쿠남의 마크에 앞서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키고 있다./상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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