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수호신 한기주(23)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한기주는 지난 18일 잠실경기에서 선두 두산을 상대로 의미있는 승리를 따냈다. 2-2 동점이던 8회에 등판해 2이닝동안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탈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았다. 팀 타선이 9회초 두 점을 뽑아주자 9회말 더욱 힘을 내며 승리를 지켰다. 이날 한기주는 모처럼 '한기주스러운' 피칭을 했다. 최고 154km짜리 싱싱한 볼을 던지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타격왕 김현수, 4번타자 김동주도 한기주의 볼을 공략하지 못했다. 속도도 속도지만 묵직함과 힘이 느껴지는 피칭이었다. 올들어 가장 나은 구위였다. 사실 전날도 ⅓이닝동안 3안타 1볼넷을 내주고 1실점, 패전투수가 됐지만 구위는 달라보였다. 사실상 실책성 수비 때문에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2안타가 나왔다. 이날도 150km가 넘는 볼을 던지며 위력을 과시했다. 이미 지난 14일 광주 한화전에서 59일 만에 세이브를 딸때부터 부활의 기운이 형성됐다. 한기주의 부활 조짐은 KIA에게는 더 없이 좋은 뉴스이다. 선두권 정복을 위한 강력한 추진력을 얻기 때문이다. 그동안 KIA는 막강한 선발진에 비해 불펜의 힘이 모자랐다. 한기주가 소방수로 자리 잡는다면 0점대 방어율 유동훈이 앞에 포진하는 필승 불펜진이 탄생한다. 초강력 선발진과 탄탄한 불펜진이 가동된다면 향후 두산과 SK를 집어삼킬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한기주 자신도 오랫만에 자신감 있는 표정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후 계속된 부진으로 인해 의기소침하고 자신감이 떨어져 팬들에게 우려를 낳았다. 부상과 훈련부실로 인한 광속구 실종이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받았다. 그러나 꾸준한 훈련을 통해 스피드를 회복하자 자신감도 덩달아 생겼다. 돌아온 한기주가 선두권을 향햔 태풍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