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명도 감독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히어로즈 김시진(51) 감독이 선수 운용에 대한 철칙을 밝혔다. 김 감독은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 앞서 "투수 교체 타이밍은 결과론적인 것"이라며 "결국 경기에서 이겨야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지면 늦었다거나 빨랐다 등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고는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고충을 털어놓은 것이다. 자연스럽게 감독으로서 자신의 선수 운용 방식을 공개했다. "당장 오늘만 생각해서 소위 말하는 필승 계투조를 쓸 수는 없는 문제"라는 김 감독은 "1점차로 뒤지는 경우에도 필승조에서 투수를 빼 써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그런 경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혹사로 연결되고 부상으로까지도 연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럴수록 다음 경기에 대한 계산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좋은 선수를 한 달, 두 달 계속 쓰면 성적은 날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 선수가 좋지 않으면 2군으로 내려보내야 한다. 내 명예를 위해서라면 그런 식으로 선수를 기용하고 쓰고 싶지 않다. 성적은 잃더라도 선수는 지켜주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고 강조한 뒤 "나중에 내가 물러나더라도 선수들이 나를 주구장창 써댔다고 욕할 것 아닌가. 선수생명도 어느 정도 감독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라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택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김 감독은 "전날 본인은 괜찮다고 했지만 내보내지 않았다. 이택근을 하루, 이틀 더 일찍 내보냈다 나중에 5~6일 못쓰면 손해다"며 "투수들도 5일 쉬고 6일 등판할 경우 투구수를 120개까지도 던지게 하지만 4일 쉬고 5일 등판하는 경우는 115개 정도에서 던지지 못하게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권투에서도 잽을 맞이 때리다보면 그것이 쌓여 상대가 무너지듯이 선수생활을 오래 유지하는데는 감독의 몫도 상당 부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