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의 '결장'이 더욱 뼈아픈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9.06.20 14: 33

극심한 왼 팔꿈치 통증을 호소 중인 김동주(33. 두산 베어스)의 결장에 김경문 두산 감독의 속이 점점 타 들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19일 인천 문학 구장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서 라인업을 짜던 도중 4번 타자 겸 3루수로 내정했던 김동주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자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은 3번 타자 김현수(21)를 4번 타자로 후위배치했다. "4번 타자의 결장이 이렇게 잦으니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한 집안'이다"라며 자조 섞인 웃음을 지은 김 감독은 "부상이 있어 출장이 어려운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 결장이 이어지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올 시즌 3할7푼6리(3위, 19일 현재) 7홈런 38타점을 기록 중인 김동주는 지난 11일 잠실 LG전서 상대 선발 김광수(28)의 몸쪽 공에 왼 팔꿈치 부위를 강타당했다. 원래 통증이 있던 자리에 공을 맞는 바람에 부상이 더욱 심각해진 것. 두산의 구단 관계자는 "팔꿈치가 심하게 부어 올라 타격 시 힘을 줄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김동주의 현 상태를 설명했다. 김동주는 6월 들어 3할3푼3리(33타수 11안타) 5타점을 기록, 정확한 타격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으나 6월 장타율이 3할9푼4리에 그쳐 있다. 기록이 파워 배팅의 어려움을 잘 증명하고 있는 것. 1차적인 스탯이 아닌, 세부적인 스탯이 더욱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동주의 결장은 더욱 아쉽다. 김동주의 올 시즌 RC(Run Created, 득점 생산력) 수치는 46.14점으로 8개 구단 전체 타자들 중 8위에 해당한다. 4할7푼9리(2위)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 중인 김동주인 만큼 야수의 기량이 얼마나 고른지 알 수 있는 RC 수치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특히 김동주의 RC/27는 10.05로 전체 4위다. RC를 27개의 아웃 카운트로 세분한 RC/27은 1~9번 라인업을 모두 김동주급 타자로 구성했을 때 경기 당 10.05점을 뽑을 수 있다는 뜻. 1998년 두산의 전신 OB서 데뷔한 김동주는 올 시즌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 수 RC/27을 기록 중이다. 선구안과 컨택 능력이 예년에 비해 더욱 좋아졌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타자라도 부상으로 인해 뛰지 못한다면 이는 팀에 크나큰 손실이다. 김동주가 남겨둔 3루 자리는 이원석(23)이 메울 수 있으나 타선의 '우산'이 되어 줄 4번 타자의 역할을 김동주만큼 확실히 소화해 내는 타자는 현재 두산에서 찾아보기는 힘들다. 김 감독 또한 "잇단 부상으로 힘든 상황서도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그러나 시즌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뿐더러 5년 정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줘야 '진짜 좋은 선수'라고 평할 수 있는 법이다"라며 김동주에 대한 믿음을 간접적으로 비췄다. 김동주는 데뷔 첫 해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2006시즌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고른 성적을 기록했다. 김동주는 10여 년간 베어스 타선의 중추로 자리매김하며 팀을 지탱한 스타다. 부상으로 신음 중인 김동주의 잇단 결장으로 인해 한숨을 내쉬고 있는 김 감독의 시름이 언제쯤 끝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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