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이 많은 친구에요. 너무 손목을 이용하려다보니 제구가 안되는 거지". 기회를 다시 살릴 수 있을까. 지난 2003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많은 기대를 모으며 1차 지명으로 입단한 7년차 우완 노경은(25. 두산 베어스)이 20일 인천 문학 구장서 벌어지는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비로 인해 순연되면서 다음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21일 더블헤더 1차전 선발은 김상현(29)으로 예고된 상태. 그러나 우완 정재훈(29)이 지난 14일 어깨 통증으로 인해 2군으로 떨어졌고 5선발 후보 중 한 명이던 좌완 금민철(23)도 19일 SK전서 3이닝을 소화, 노경은이 2차전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올 시즌 6경기(선발 2경기, 20일 현재)에 등판, 1패 평균 자책점 3.46을 기록 중인 노경은은 5선발 겸 롱릴리프 요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 난조로 인해 얼마 지나지 않아 2군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맛보았다. 1군과 2군을 전전하며 등판 기회를 잡은 노경은의 올 시즌 선발 등판 성적은 승패 없이 평균 자책점 3.68이다. 그러나 7⅓이닝 동안 8개의 볼넷을 내준 제구 난조는 안정적인 투구를 방해했다. 김경문 감독은 노경은에 대해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감 있게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라며 그동안 중용하지 못했던 이유를 밝혔다. 또한 두산 육성군서 부상, 재활 투수들의 관리에 몰두 중인 김진욱 투수군 재활 코치는 노경은이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는 데 대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노)경은이는 장점이 굉장히 많은 투수다. 지난해 10월 미야자키 교육리그서 투구 밸런스를 맞추는 데 힘을 기울여 성과를 거뒀지만 늘 아까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손목힘이 굉장히 좋은데 너무 손목을 쓰려다 보니 공의 움직임이 들쑥날쑥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올 시즌 노경은의 피안타율은 2할(45타수 9안타)에 불과하다. 볼끝이 좋아 피장타율 또한 2할8푼9리에 그쳤으나 볼넷이 많아 피출루율이 3할6푼2리까지 치솟았고 이는 결국 어려운 경기를 자초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노경은은 굉장히 겸손한 투수다. 사석에서 같이 이야기하다보면 그는 자신의 주변인들을 자주 칭찬하지만 정작 자신의 기량에 대해서는 매번 "많이 부족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죠"라며 머리를 긁적인다. 등번호까지 16번으로 바꾸며 새롭게 2009시즌을 시작했던 노경은. 겨우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기량 연마에 힘썼던 그가 다시 찾은 기회를 도약의 장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