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남아공의 '부부제라' 응원에 고민
OSEN 기자
발행 2009.06.21 13: 5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문화를 존중해야 하지만 각국의 불만이 걱정이네'. 국제축구연맹(FIFA)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독특한 응원 문화에 고민하고 있다. 바로 '부부제라'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나팔 소리가 문제다. 줄루족이 전쟁을 할 때 사용했다고 알려진 이 나팔 소리는 극심한 소음을 일으켜 상대팀은 물론 중계진까지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다. 제대로 된 경기 관람은 물론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반 마르바이크 감독이 "부부제라의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문제는 FIFA 측에서 부부제라의 사용을 금지시키고 싶어도 명분이 약하다는 것. 각국의 항의에 힘입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부부제라의 사용을 금지시키기로 결정했지만 남아공 측에서 "부부제라는 남아공 축구 문화에 필수적이다"고 강력하게 요청하면서 다시 결정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도 "이번 2010 월드컵이 아프리카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해 고유의 문화를 존중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각국 대표팀들은 부부제라의 사용을 결사적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라 컨페더레이션스컵이 끝난 뒤 양 측의 첨예한 대립과 설전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세계 축구의 축제인 월드컵에서 부부제라와 같은 응원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멕시코 관중들이 막대기를 부딪쳐 생기는 소음으로 한국 선수들에게 고통을 안긴 바 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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