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박종규 객원기자] “야구 잘 되니까 수염에는 신경 안 쓴다”. LG 트윈스의 간판타자 박용택(30)이 팀의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더블헤더 2차전에 좌익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박용택은 7회 LG의 승리를 결정짓는 만루홈런을 날렸다. LG의 상승세에 정점을 찍는 한 방이었다. 대타 이진영의 2루타로 4-1까지 달아난 뒤, 계속된 1사 만루의 기회에서 박용택은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것과는 대조적으로 앞선 세 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다. 마운드에는 삼성의 ‘돌부처’ 오승환이 서 있었다. 볼카운트 2-1로 몰리던 박용택은 오승환의 4구째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간결하고 부드럽게 방망이를 돌렸다. 힘이 실려 날아간 타구는 오른쪽 관중석에 떨어졌고,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박용택은 여유 있는 발걸음을 뗐다. 삼성을 격침시키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박용택은 “투수에게 유리한 카운트여서 가볍게 외야 뜬공을 노리려고 했는데, 운 좋게 실투가 날아왔다” 며 홈런의 장면을 떠올렸다. 뒤이어 “최근 중심에 맞은 타구가 많아 타격감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저번 주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주를 계기로 다시 좋아졌다” 며 최근 상승세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다시 수염을 기르고 있느냐는 질문에 박용택은 “수염 징크스는 신경 안 쓴다. 나보다 주변에서 더 얘기하는 것 같다. 야구가 잘 되니까 아무래도 괜찮다” 며 웃어보였다. 더블헤더 2차전에서 많이 지쳐보였다는 지적에는 “오늘은 굉장히 더운 날이라서 많이 힘들었다. 1차전 끝나고 20분 쉬고 나오니까 몸이 무거웠다” 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개인 타이틀 도전에 대한 질문에 박용택은 “타격왕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고 팀의 상황이 먼저다” 라며 베테랑다운 한마디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