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것들? 여자 아닌 연기를 위해서 목숨 거는 두 남자 배우가 요즘 화제다. 대표적인 연기파 남우로 손꼽히는 이범수와 김명민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살을 찌우고 빼는 걸까. 공부에 그렇듯이 다이어트에도 왕도란 없다. 이범수는 "처음에는 그냥 오기로 했는데 두 번째 할려니 정말 고통스럽다"고 호소했고 김명민은 저혈당 증세 등 건강 악화로 병원 침대에 누울뻔 했다. 독한 연기 근성,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얘기다. 연예계 몸짱으로 유명한 이범수는 드라마 '온에어' 등을 앞두고 매일 한 시간 러닝과 두 시간 웨이트로 근육을 만들었다. 방송 출연 때 "닭고기 가슴살 말고 제대로 된 음식을 먹고 싶다"며 푸념을 털어놓을 정도로 식이요법에도 공을 들였다. 그런 그가 올 여름 감동 스포츠 드라마 '킹콩을 들다'를 위해 살을 더 뺐다 다시 풍만한(?) 몸매로 찌웠고 이제 다시 빼는 중이다. 웬만한 정신력 갖고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의 고생길을 가고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그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역도선수가 되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킹콩을 들다'에서 이범수는 부상으로 올림픽 동메달에 그친 뒤 방황하다 한 시골여중 역도부 교사로 기적을 일구는 역할을 연기했다. "첫 장면이 올림픽 역도 결승예요. 제가 진짜 역도선수여야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을 할수 있는 중요한 장면인거죠. 일반인 몸짱 몸매와는 다르니까 당시 70kg쯤 나가던 몸무게에서 운동과 다이어트로 7kg을 더 줄였습니다.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고생의 끝은 거기가 아니었다. 극 초반을 벗어나면 바로 배불뚝이 중년 교사로 변신해야했다. 먹고 또 먹어 살을 찌웠고 영화 속 이범수의 모습은 시골 여중 역도부 선생님, 그대로 였다. 그리고 영화 홍보 일정으로 바쁜 그는 와중에 다시 예전의 몸짱 몸매로 돌아왔다. "진짜 모를 꺼예요. 남들 회식 자리에서 주린 배 움켜잡고 물만 마시는 심정을..'이라며 특유의 사람좋은 너털웃음을 짓는다. 강마에 김명민도 새 영화를 위해 십수kg이나 체중을 감량했다. 그는 박진표 감독의 신작 ‘내 사랑 내 곁에’에서 루게릭 환자 종우 역을 맡았다. 김명민은 촬영 전부터 종우의 캐릭터를 위해서 실제 루게릭 환자들의 병의 진행 과정에 맞춰 다이어트를 꾸준히 병행했다. 살을 빼며 근육을 만들어야하는 이범수와 달리 병상의 죽어가는 환자를 연기해야 했던 그는 죽기살기로 감량, 지난해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 당시의 72kg에서 20kg 정도가 빠진 52kg의 몸무게까지 줄였다. 김명민의 소속사 관계자는 “5월 말에 영화 촬영이 모두 끝났다. 그 동안 음식물을 거의 먹지 않아서 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면 굉장히 고통스러워 한다. 급하게 빨리 본래의 몸을 찾기 위해서 무리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휴식을 취하면서 몸을 천천히 회복시켜야 할 것 같다”고 최근 근황을 알렸다. 김명민과 하지원 주연의 ‘내 사랑 내 곁에’는 의식과 감각은 그대로인 채 몸이 점점 마비돼가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 루게릭과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는 종우와 그의 곁을 지키는 지수의 감동 휴먼 스토리를 담는다. 후반 과정을 거쳐 올 가을에 개봉할 예정이다. 이범수와 김명민, 독하지만 뜨거운 그 남자들의 열정이 스크린을 달구고 있는 2009년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