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일요병에 걸려도 단단히 걸렸다. 시청률 경쟁에서 경쟁 지상파 TV들과 비교를 하기 힘들 정도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가장 큰 문제는 일요일 간판 프로의 부재다. 저녁 예능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최근 3~4%대 애국가 시청률로 최악의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다 주말연속극, 보도프로까지 모두 한 자릿수를 맴도는 중이다. 높은 시청률의 간판 프로가 있고 없고는 큰 차이를 낸다. 앞 뒤 프로의 시청률도 덩달아 오르는 주변 효과를 맛볼수 있는 덕분이다. SBS는 예능 정상에 오른 오후 5시20분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에 이어 오후 10시 특별기획 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30% 초 중반의 고공비행을 계속하며 독보적인 드라마로 자리잡았다. KBS 2TV도 마찬가지. '일요일이 좋다'와 쌍벽을 이루는 예능 '해피선데이'가 있고 오후 8시 주말연속극 '솔약국집 아들들'이 탄탄한 인기와 지지를 누리고 있다. AGB닐슨 조사에 따르면 이날 '찬란한 유산'은 34.6%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패떴' 18.9%, '솔약국집 아들들' 25.6%, '해피선데이' 16.5%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비해 MBC는 이날 하룻동안 시청률 두자릿수 프로를 단 두개 내놓았다. 오전 8시10분 예능 '해피타임'과 오후 3시 '선덕여왕' 재방송이 각각 10%와 10.9%를 기록했을 뿐이다. '일밤' 1부는 4.3%, 2부 4.4%에 이어 주말연속극 '잘했군 잘했어' 9.9% 등 오후 4시 이후에는 단 한 개의 프로도 두자릿수 벽을 깨지 못했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이날 음악버라이어티로 첫 선을 보인 '일밤-오빠밴드'가 일단 시청자 반응 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어울리지 않은 조합인 듯 하지만, 어떻게 보면 잘 어울리는 듯한 멤버들이 재미있다", "기대 이상의 재미였다", "어설프면서도 진지하고 코믹해 많이 웃었다", "조금 더 노력한다면 좋은 프로그램이 될 듯" 등 모처럼 '일밤'에 시청자 호평들이 등장했다. 일요일이 사라진 MBC가 '일밤'의 부활과 함께 다시한번 드라마 왕국의 명성도 되찾을수 있을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