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불펜에 필승 방정식이 구현되고 있다. 지난 21일 롯데와의 사직경기는 KIA의 향후 불펜의 운용방식과 힘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됐다. 이날 KIA의 투수운영은 모범답안이었다. 선발 로페즈는 7이닝까지 4실점으로 막았다. 로페즈는 1회 3실점했지만 이후 위력적인 볼을 던지며 선발투수의 힘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로페즈가 8회말 2루타와 적시타를 맞고 4점째를 내주자 불펜이 가동됐다. 0점대 방어율을 자랑하는 잠수함 투수 유동훈(32)이 마운드에 올라 롯데의 조성환 이대호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막강 클린업트리오를 중견수 뜬공, 3루 땅볼, 중견수 플라이로 솎아냈다. 9회부터는 돌아온 소방수 한기주(22)가 등판했다. 한기주는 가르시아를 상대로 150km짜리 직구를 던져 펜스앞에서 아슬아슬하게 잡히는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어 강민호와 이인구를 2루수 플라이와 2루수 땅볼로 잡고 승리를 지켰다. 이틀전 실책으로 비롯된 블론세이브의 수모를 깨끗히 갚아주었다. 무엇보다 유동훈-한기주의 승리 방정식이 힘을 발휘한 경기였다. 두 투수는 지난 6월14일 한화전부터 이길 수 있는 경기에 묶음 등판하고 있다. 유동훈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자 한기주가 9회 등판해 세이브를 따냈다. 이어 21일 롯데전까지 4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6월17일 잠실 두산전과 6월19일 사직 롯데전은 한기주가 모두 패전투수가 됐지만 수비실책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수비력이 안정됐다면 승리 가능성이 높았다. KIA에게는 21일 사직 롯데전과 같은 불펜조합이 최상의 방정식이다. 선발투수들이 7이닝을 던지고 곧바로 유동훈-한기주 방정식을 가동하게 된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동훈은 0점대(0.64) 방어율을 자랑하는 만큼 한기주로 이어지는 튼튼한 징검다리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받는다. 이처럼 승리방정식이 구축되는 이유는 한기주의 구위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불안감은 있다. 유동훈은 연투가 힘들고 한기주도 잦은 연투를 한다면 팔꿈치와 허리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유동훈-한기주의 불펜방정식은 최강 선발진과 맞물려 KIA의 선두권 공략의 절대 동력원이라는 점은 분명한 듯 하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