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목표는 4강인가, 우승인가. 3위를 달리고 있는 KIA는 4강 안정권에 들어있다. 형세를 살펴보면 선두 두산(+12승)과 SK(+10승)가 앞에 몰려있고 KIA는 +5승으로 조금 떨어져 있다. 그러나 4위 히어로즈(-5승)에는 멀찌감치 앞서있다. 다들 KIA는 두산 SK와 함께 4강 안정권에 들어있다고 보고 있다. KIA의 위치에서 3위는 기분 좋은 성적표이다. 최근 4년동안 최하위-4위-최하위-6위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조범현 감독은 부임 첫 해 4강을 약속했으나 6위로 마감,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안정된 3위로 순항을 하고있으니 어느 정도 명예회복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팬들의 기대는 어떤 것인가. 단순한 기대라기 보다는 학수고대이다. 지난 12년동안 미완의 숙제로 남겨진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적어도 지난 97년 이후 13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원하고 있다. 21세기에 진입한 이후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팀이 바로 KIA이다. 전신 해태의 9회 우승의 그림자가 너무 길다. 그렇다면 현재 KIA의 전력은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KIA의 무기는 잘 알려진대로 강력한 투수력이다. 6명의 선발진을 보유해 가장 두터운 마운드를 구축했다. 팀방어율 1위(3.61)가 이를 웅변하고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점에 비춰본다면 KIA의 한국시리즈행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갉아먹는 문제 요소가 많다. 투수력을 뒷받침하는 공격력이 아직 정교하게 짜여있지 않다.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팀 방어율 1위지만 팀타율은 꼴찌이다. 수비력도 문제이다. 지난 주 10개의 실책을 범해 52개로 최다 실책팀이 됐다. 부상, 혹은 휴식을 주기 위해 수비력이 약한 선수들이 주전으로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조범현 감독이 "작은 플레이에 약하다"는 말에는 이런 아쉬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울러 불펜진이 약한 측면도 있다. 팽팽하거나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에서 선발투수가 물러나면 갑자기 전력의 진공상태가 찾아와 무너진 경기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불펜진이 내준 경기를 승수로 환산하면 압도적 1위를 하고 있을 팀이 KIA이다. KIA가 올들어 단 한번도 3연승을 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연승이 절대적이다. 풍부한 선발진이라는 연승 호재를 보유하고도 공수와 불펜진의 지원을 받지 못해 연승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희망의 가능성은 많다. 유동훈-한기주 체제가 정착되는 조짐을 보이며 불펜진이 강화되고 있다. 김원섭 이현곤 이용규 등 부상선수들이 모두 돌아온다면 공격력도 달라진다. 끝모를 부진에 빠졌던 최희섭도 부진탈출의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8월에 승부에서 호재가 많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따라서 KIA의 목표가 4강이 아니고 한국시리즈에 있다는 팬들의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 듯 하다. 조범현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4강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형세와 기대치가 달라졌다. KIA가 단순히 4강이 아닌 보다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달려야 하는 이유이다. 과연 조범현 감독과 선수들이 기대를 현실화 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