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가을야구를 향한 길목, 뒷문 단속을 철저히 해야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대부분의 팀들이 133경기 중 66~67경기를 치르며 반환점을 돌았다. 이 시점에서 떠오르고 있는 화제는 중위권 팀들의 치열한 4위 싸움이다. 24일 현재 히어로즈-롯데-LG-삼성이 4~7위를 형성하고 있다. 승률에서는 4위 히어로즈(4할7푼)와 7위 삼성(4할4푼1리)의 격차가 적은 편이고, 승차로 따져보면 양 팀의 간격이 2.5경기로 사정권 안에 들어있다.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뀌는 형국이다. 이렇게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네 팀은 공통적으로 마운드 불안이라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삼성이 4.82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고, 나머지 세 팀의 팀 평균자책점은 5점대에 이른다. 각 팀마다 선발투수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선발투수와 중간계투진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 한명이다. 유난히 후반 역전승부가 많아진 올시즌, 뒷문 단속이 철저해야 안정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네 팀은 각각의 사연을 가진 마무리 투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4위 히어로즈의 마무리 투수는 신철인이다. 지난 2000년 전신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신철인은 주로 필승 계투조에서 팀의 허리를 굳건히 해왔다. 올시즌도 불펜에서 시작했다가 6월 초부터 황두성이 제구력 불안으로 마무리 자리를 내놓자 후임자로 나섰다. 마무리 전환 후, 신철인은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며 평균자책점을 5.60에서 4.81까지 낮췄다. 그동안 팀의 마지막 투수로 나서며 두 번의 세이브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기록은 2승 1패 3세이브 6홀드. 5위 롯데의 마무리는 외국인 투수 존 애킨스. 지난 4월에는 1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1.69의 성적으로 절대 신뢰를 받았다. 그러나 5월에는 세이브 기회를 두 번이나 날리며 역전패를 당하는 와중에 1승 2패 6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5.56으로 불안을 드러냈다. 5월 말부터 이정훈, 강영식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애킨스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6월 들어서는 5경기에서 5⅔이닝을 던져 1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로 다시 안정되고 있다. 올시즌 11세이브로 이 부문 3위에 올라있다. 6위 LG의 뒷문 단속은 이재영이 맡고 있다. 지난 2002년 두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재영은 2008시즌 도중 LG로 트레이드됐다. 올시즌 초까지만 해도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으로 난타 당하던 이재영은 서서히 안정되며 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6월 중순부터는 마무리로 나섰다. 기존 마무리 우규민이 부진에 빠져 2군으로 내려가자 ‘제일 마지막에 던지는 투수’ 가 된 것이다. 현재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영은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은 세이브 부문 1위에 올라있지만, 팀은 7위에 머물고 있는 현실이다. 이것은 오승환 개인의 사정과도 연결된다. 16세이브라는 숫자만이 빛날 뿐, 다른 수치들은 오승환답지 못하다. 오승환은 시즌 절반을 소화한 상태에서 6홈런을 맞아 지난 2007년의 개인 최다 피홈런과 타이를 이루고 있다. 실점(15)도 2006시즌의 개인 최다 16실점에 육박했고, 평균자책점 4.72로 프로 데뷔 후 4년 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의 위용은 온데간데없다.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순위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뒷문 단속이 확실해야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위권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팀들은 마무리 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상단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철인-애킨스-오승환-이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