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로' 빠진 두산, '돌파구'는 어디에
OSEN 기자
발행 2009.06.24 13: 56

"버티다 안되면 지는 거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있나". 잇단 전력 누수 때문이었을까. 지난 23일 사직 롯데 전을 앞둔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센터 라인을 구축한 주전 4명 중 3명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여기에 중심 타선을 구축한 김동주(33)와 최준석(26)이 연이어 1군 엔트리서 말소된 동시에 3번 타자 김현수(21)마저 오른쪽 쇄골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차,포,마가 모두 사라지거나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서 외국인 선수 선발은 계속 늦어지고 있는데 대한 김 감독의 아쉬움은 극에 달했다. "맷 랜들의 부상이 언제였던가"라며 반문한 김 감독은 "선발진이 취약한 만큼 계투로 뛰던 이재우(29)와 선발로 뛰던 김상현(29)의 보직을 맞교체할 것이다. 결국 현 상황에 따라 남은 전력으로 팀을 꾸려야 할 것이다. 50원을 갖고 있을 때와 100원을 갖고 있을 때 팀 운용은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4시즌 동안 두산 유니폼을 입고 49승을 올린 랜들은 지난 3월 잠실로 출근하던 도중 지하철역서 어이 없는 허리 부상을 당하며 결국 시즌 개막 직전 퇴출의 칼을 맞았다. 팀 케미스트리를 해친다는 내부의 의견도 있었으나 기량이 검증된 선수였기에 김 감독의 한숨에는 늦은 후회가 묻어나왔다. 3개월 간의 치료 및 재활 기간이 예상되었던 만큼 정상적이었다면 지금은 실전 감각을 거의 다 찾았을 시기다. 두산은 현재 지난 5월 24일 퇴출된 맷 왓슨의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이다. 가장 급선무는 왼손 선발감이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실력파 좌완은 찾기 힘든 것이 사실. 게다가 2009년은 메이저리그 선수 시장 또한 극심한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따라서 트리플 A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투수를 영입하려면 이적료까지 포함, 두산이 염두에 둔 금액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두산의 한 구단 관계자는 "미 독립리그 쪽 투수도 면밀히 지켜보았다"라고 밝혔다. 의외로 네임 밸류가 높은 선수를 데려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으나 무적 소속서 팀을 찾지 못한 뒤 독립리그서 뛴다고 있다는 점은 분명 엄청난 리스크를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 더욱이 LG가 독립리그서 영입한 우완 릭 바우어(32)의 부진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점은 두산의 손짓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김 감독 부임 이후 두산은 예상치 못했던 유망주와 백업 요원의 성장 덕택에 5년 간 4번이나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처럼 동시 다발적인 전력 공백에는 '백약이 무효'인 법. '진짜 위기'에 봉착한 두산이 올스타 휴식기까지 어떤 모습으로 2009시즌을 꾸려나갈 것인지 더욱 궁금해지는 시기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