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③귀 막은 사감위, 스포츠팬 도박꾼으로 몰아가나
OSEN 기자
발행 2009.06.24 14: 51

스포츠 토토의 근간이 되는 프로스포츠 단체장들은 긴급 회동을 통해 전자카드 도입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곽정환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KB0) 총재, 전육 프로농구연맹(KBL) 총재, 이동호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 등 4개 프로스포츠 단체장은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에 모여 체육진흥투표권 전자카드 도입 등에 반대하는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곽정환 회장은 "스포츠와 도박을 같은 범주로 규제하는 것은 이상하다. (사감위가) 전향적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영구 총재 역시 "사감위는 불법 사행 행위를 규제하는 기구 아니냐"면서 스포츠토토를 사행 산업으로 분류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프로스포츠 단체들이 스포츠토토의 전자카드 도입에 반발하는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체육진흥투표권 판매 수익을 통해 조성되는 체육진흥기금이 50%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각 단체들의 분석이다. 현재 체육진흥기금, 즉 스포츠토토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의 10%(420여억 원)는 7개 종목의 스포츠 발전 기금으로 쓰이고 있다. 수익금은 유소년 선수 지원이나 시설 개선 등의 사업에 투자되고 있다. 만약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면 아마 스포츠의 고사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 그렇게 된다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프로스포츠 선수들과 박태환(SK 텔레콤)처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포츠 토토 판매점을 하고 있는 영세 사업자들도 사감위의 행보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서울 신사동에서 스포츠토토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장 모씨는 "대부분이 영세 업체인데 이미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카드를 도입하는 것은 문을 닫으라는 소리"라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장 씨는 "사실상 금액 제한을 받지 않는 로또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소액 베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스포츠 토토를 건드리는 이유를 알고싶다"면서 "사감위의 결정은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도박꾼으로 매도하고 불법도박을 양산하겠다는 의미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다. 10bird@osen.co.kr 전육 총재-유영구 총재-곽정환 회장-이동호 총재.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