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질주 본능은 고무줄로 당겨야"
OSEN 기자
발행 2009.06.24 21: 04

[OSEN=잠실, 박종규 객원기자] “쟤도 고무줄로 당겨야 돼”. 히어로즈의 ‘뛰는 야구’ 에 김시진 감독이 혀를 내둘렀다. 24일 잠실 LG전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전날(23일) 경기에서 누의 공과로 어필 아웃된 장기영(27)의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23일 잠실 LG전에서 장기영은 8회초 클리프 브룸바의 1루 대주자로 나섰다. 이숭용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한 장기영은 1사 후 송지만이 우익수 쪽으로 큰 타구를 날리자 3루로 내달렸다. 워낙 깊은 곳으로 날아가 잡히지 않을 것 같던 타구였으나, 끝까지 따라간 안치용에게 잡혔다. 이 때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하던 장기영은 아웃되는 것을 보고 2루로 돌아갔다. 그런데 다시 한 번 3루 베이스를 밟는 것을 잊었다. 너무 급한 나머지 역순으로 베이스를 밟아 귀루해야 하는 규칙을 잊은 것이다. 결국 LG에 의해 어필 아웃되고 말았다. 장기영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1년 현대의 2차 지명 1순위로 입단했다. 당시 투수로 입단했던 장기영은 2003년까지 3년간 4경기에서 3이닝만을 던졌다. 지난해 외야수로 전향한 장기영은 정수성 못지않은 빠른 발을 자랑한다. 김 감독은 “장기영에게는 그린 라이트를 줬다. 그런데 너무 뛰려는 의욕이 앞선다. 저런 선수들은 고무줄로 당겨야 한다. 몇 발자국 가려고 하면 더욱 당겨줘야 한다” 고 말했다. 그라운드에서 주루 연습을 하던 정수성을 보고는 “정수성도 질주 본능이야” 라고 덧붙였다. 잠시 후 정수성이 다가오자 김 감독은 “장기영이 공부 좀 잘 시켜라. 쟤도 고무줄로 당겨야 돼” 라고 귀띔했다. 그러자 정수성도 알아들었다는 듯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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