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박종규 객원기자] “2군에서 오기가 생겼다”. ‘2군에서 돌아온’ 박병호(23, LG)가 복귀전에서 펄펄 날았다. 24일 잠실 LG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박병호는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깜짝 활약’ 을 선보였다. 박병호는 24일 잠실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올랐다. 지난 21일 잠실 삼성전에서 윤성환의 투구에 오른쪽 손목을 맞은 최동수의 자리를 대신한 것. 지난 4월 16일 이후 69일 만에 오른 1군 무대였다. 2회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히어로즈 선발 이현승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2-1에서 이현승의 5구째가 바깥쪽 낮게 들어오자 박병호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타구는 빨랫줄같이 날아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130m짜리 홈런으로 연결됐다. 지난 2006년 8월 17일 잠실 롯데전 이후 1군 무대에서 1042일 만에 맛보는 홈런이었다. 이 홈런에 대해 박병호는 “변화구를 노렸다. 투 스트라이크에 몰렸는데, 끝까지 노린 것이 적중했다” 고 운을 뗀 뒤, “불리한 볼카운트여서 정확성 위주로 타격을 했다” 고 밝혔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박병호는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LG가 4-1로 앞서던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이현승의 높은 공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박병호의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첫 번째 타석에서 변화구를 넘겼으니, 두 번째 타석에서는 빠른 공을 노렸다. 실투에 나도 모르게 배트를 내밀었는데 홈런이 된 것 같다” 며 당시를 회상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 박병호는 이현승을 KO시켰다. 6회 2사 후 이현승의 2구째를 잡아당겨 3-유간을 꿰뚫는 좌전안타를 날린 것. 불안하던 이현승을 강판시키는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박병호는 이현승과의 맞대결에 대해 “시범경기 때 상대해 본 적이 있다. 2군에서 오기가 생겨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부담 없이 자신감을 가지고 승부하려 했다” 고 말했다. 타격폼이 좋아졌다는 지적에 대해 박병호는 “예전에 안 좋았던 폼(스트라이드가 큰 단점)을 많이 지적받았다. 그 폼은 사실 계속 유지하려던 것이 아니고 임시방편이었다. 원래대로 돌아오니 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2군에서의 고난을 겪고 1군에 복귀한 데 대해서는 “이것이 두 번째 기회다. 이번에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조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범하지 않게 어린 나이부터 잘 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고 말했다. 끝으로 최동수, 페타지니 등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2009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히어로즈의 경기가 24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졌다. 6회말 2사 박병호가 좌전 안타를 치고 1루에 서있다. 박병호는 전 타석서 연타석 솔로 홈런으로 화려하게 복귀 무대를 장식했다./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