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 차는 크지 않다. 다만 선수 개인의 성품과 팀 적응도가 변수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외국인 선수들의 국내 무대 적응에 관련한 이야기를 꺼냈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 24일 사직 구장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서 외국인 선수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우리는 다른 팀에 비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외국인 감독인 내가 지휘봉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타 팀 스카우트들의 실력이 뒤떨어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그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KIA와 히어로즈를 제외한 6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들의 들쑥날쑥한 활약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자리매김 중인 로베르토 페타지니(38)를 보유한 LG는 24일 잠실 히어로즈 전서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마수걸이 승리를 따낸 우완 릭 바우어(32)의 부진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왔었다. 디펜딩 챔피언 SK 또한 좌완 크리스 니코스키(37)가 거의 활약하지 못한 채 지난 21일 웨이버 공시되었다. 롯데 또한 마무리 존 애킨스(32)가 11세이브를 거두며 비교적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지난해 타점왕(111타점)이자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카림 가르시아(34)가 지난 시즌만큼 확실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았다. 다행히 가르시아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제 스윙을 찾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강견을 바탕으로 한 레이저빔 송구 또한 여전하다. "가르시아가 만약 다른 팀에 있었다면 시즌 개막 후 2주 만에 퇴출되었을 것"이라며 이야기를 이어 간 로이스터 감독은 "가르시아가 롯데에 오기 전까지 '성격이 괴팍해 한국 무대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돈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나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만큼 그의 성격을 알고 있었고 영입을 추진했다. 애킨스 또한 그를 지난해 기용하던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레즈 감독의 호평을 근거로 데려왔다"라고 밝혔다. 자신이 외국인 감독인 만큼 알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숨은 정보를 손쉽게 수집할 수 있었고, 따라서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외부 요소를 감안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뒤이어 "사실 실력이 모자라서 한국 무대에서 실패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지난해 두산에서 뛰었던 저스틴 레이어(32)는 현재 트리플 A 무대서 9승을 올리며 좋은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KIA에서 실패한 윌슨 발데스(31)는 야쿠르트서도 실패했지만 현재 뉴욕 메츠에 입단해 메이저리거로 활약 중이다. 실력이 모자랐다기보다 성품이 팀 칼라와 맞지 않았다거나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박찬호(36. 필라델피아) 또한 LA 다저스 시절 기량은 물론, 선수 본인의 팀 내 적응력이 좋았던 덕분에 성공했을 것이다. 한국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LA서 활약했다는 점 또한 박찬호에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며 기량 외적 요인에 비중을 둔 로이스터 감독은 "지금 KIA서 뛰고 있는 최희섭(30)이 시카고 컵스서 첫 발을 내딛은 것이 아니라 LA나 뉴욕 등 한인들이 많은 도시서 야구에 편안히 집중할 수 있었다면 더욱 잘 적응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