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여자 역사 장미란이 눈물을 펑펑 쏟지 않을까. 베이징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이 26일 오후 일산 CGV에서 감동 스포츠 영화 '킹콩을 들다' 시사회에 참석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킹콩을 들다'는 지난 2000년 전국체전에서 모두 15개의 역도 여자 금메달 가운데 금 14, 은 1개의 메달 싹쓸이를 했던 한 시골 고등학교 소녀 역사들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다.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 금메달 신화를 이뤄낸 뒤 과로로 숨진 고 정인영 선생의 실화까지 겹들여져 한바탕 웃음 뒤에 관객의 눈물을 쏙 빼는 영화로 탈바꿈했다.
장미란의 시사회 참석이 뜻깊은 이유는 영화 속 역도선수들의 애환과 설움, 그리고 고통이 생생하게 드러나는 때문이다. 여성스러움을 포기하고 더 무거운 역기를 들기위해 청춘을 불사르는 소녀 역사들의 아픔은 장미란이 MBC 예능 '무릎팍 도사'에서 이미 밝힌바 있다.
경기중 부상으로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에 그친 역도 코치 역의 이범수는 극중 학부모들 앞에서 "역도를 왜 합니까. 결국에 남는 건 부상뿐이고 나이 먹어서 다른 일 할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왜 역도를 시킬려고 합니까"라며 절규한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그 순간에만 반짝 빛나고 금세 잊혀져가는 비인기종목 역도 선수들의 고달픈 현실을 전해주는 대목이다. 연기파 이범수를 비롯해 그의 수제자로 올림픽에 도전하는 소녀 역사 조안 등이 혼신의 힘을 다한 열연을 펼쳐 사실감을 더했다.
이범수는 영화 속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 다운 근육질 역사부터 생의 의욕을 잃고 방황하는 배불뚝이 중년 코치까지, 1인2역을 방불케하는 캐릭터 몰입력을 다시한번 과시했다. 미모의 신예 배우라는 타이틀에 머물렀던 조안도 '망가졌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역도에 빠진 일자몸매의 밥순이 시골 여중생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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