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④전자카드 도입, ‘불법 토토’ 양산 우려
OSEN 기자
발행 2009.06.25 16: 03

한국 스포츠계가 벌집 쑤셔놓은 듯이 혼란스럽다. 그동안 스포츠발전에 기여해온 스포츠토토 체육진흥기금이 대폭 줄어들 상황에 놓이자 한국 스포츠계 전체가 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체육진흥기금으로 유소년 스포츠 발전을 기하며 ‘제2의 박찬호, 박지성, 박태환, 김연아 등’을 길러내고 있던 스포츠계로서는 일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스포츠계 전체는 사행산업통합감시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추진하는 스포츠토토 전자카드 도입에 대해 ‘절대 반대’를 외치고 있다. 한국 스포츠 발전의 장애물로 떠오른 전자카드의 실상을 집중조명해본다. [편집자주] ▲불법 사행성 행위가 판치는 세상 요즘 뉴스를 보면 ‘불법도박’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사회가 어렵고 불안해지면서 한탕주의를 노린 사람들이 불법 도박판을 벌이고 거기에 꾼들이 몰려든다. 최근 불법 도박 관련 뉴스 중에서 관심을 끈 것은 지난 23일 청주에서 바둑을 두는 기원으로 위장한 채 불법 사설 경마장을 운영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사건이었다.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이 TV와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 불법 경마 사이트에 접속해 돈을 걸면, 경마장 운영자는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판돈의 최대 20%를 수수료로 연간 14억원을 챙겼다고 한다. 이번에 적발된 사설 경마장 운영자는 "전국적으로 수십 개의 불법 사이트가 있다. 가정집에서 PC게임하는 것처럼 사이트 들어가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불법 도박판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마사회가 운영하는 경마장과 달리 베팅 금액에 상한선이 없고 주변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경마 뿐만아니라 스포츠 토토도 유사 불법 인터넷 베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로 스포츠는 물론 청소년들이 주요 팬인 스타크래프트 리그도 도박 대상으로 삼는가 하면 해외에서 사이트를 운영할 경우 원천적인 차단이 불가능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토토·프로토의 공식 온라인 발매 사이트는 현재 단 한 곳 뿐이며, 이외의 사이트는 모두 불법이다. 특히, 합법적인 사이트는 국내외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프로농구, 골프, A매치 경기 중 일부 지정된 경기만을 베팅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만 20세부터 회차당 10만원까지만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사이트의 경우 베팅금액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국내외 거의 모든 경기를 도박 대상으로 삼고 있어 거의 24시간 베팅이 가능하다. 이들 사이트들은 대부분 실시간으로 돈을 딴 사람의 아이디 일부와 금액을 환급금액을 게시판에 제시하며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더구나 가입시 아이디와 비번, 계좌번호 등만 입력하면 누구나 쉽게 가입이 가능해 인터넷에 익숙한 청소년들도 쉽게 도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불법 도박 사이트로 인한 지하시장은 그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단속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신고·접수된 불법 도박사이트는 총 4500여 곳에 달하며 이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통한 폐쇄를 요청한 사이트는 1670여건에 달한다. ▲전자카드 도입하면 ‘불법 토토’가 더 기승부린다 이처럼 불법 사행성 행위는 갈수록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감위에서 전자카드 도입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신분노출을 꺼려하는 일반 토토 이용자들까지 불법 사이트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들이다. 스포츠 토토 한 관계자는 “지금도 휴대폰을 통해 불법 사이트를 알리는 스팸 문자가 쏟아져들어오고 있다. 지속적인 감시 활동을 통해 적발을 하고 있지만 전자카드가 도입돼 스포츠 게임으로 즐기는 일반 선량한 이용자들까지 불법 사이트로 이동하게 되면 단속하기가 더 힘들어진다”면서 “또 불법 사이트를 운영해서 한탕하려는 불법 운영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져 나와 ‘불법 토토’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 덩달아 선량한 이용자들까지 불법 도박꾼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자카드 도입 추진을 우려하고 있다. 사감위가 인터넷 베팅을 금지시킨 경륜과 경정에서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전자카드제 도입을 우려케하고 있다. 경륜과 경정은 인터넷 베팅을 금지시킨 후 불법 인터넷사이트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경륜·경정 경주사업본부 공정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불법 인터넷도박사이트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문화관광체육부가 공문을 보내 경륜·경정 인터넷 베팅을 금지시킨 2008년에만 363개가 생겼으며 올 들어서도 이미 139개(5월 현재)가 새로 등장해 하루 1건꼴로 불법 도박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다. 사감위는 이런 불법 도박이 판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할 수도 있는 ‘전자카드제’의 부작용을 심도 있게 연구, 도입을 제고해야 한다. 자칫하면 선량한 스포츠 토토 이용자들까지 불법 도박꾼으로 만들 수 있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것이 ‘전자카드제’이다. 스포츠 발전을 저해하는 전자카드 도입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전국 프로야구 경기장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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