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대전의 사퇴 권고, 인정할 수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9.06.25 16: 08

"대전의 사퇴 권고는 인정할 수 없다. 해임을 예상하고 있다". 대전 시티즌의 김호(65) 감독이 25일 오후 3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23일 대전 이사회가 결의한 사퇴 권고안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애초 사퇴 권고안에 대해 25일까지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던 김호 감독이 태도를 바꾼 것은 성적 부진 등 그 진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김호 감독은 자신이 일으킨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갈등설을 정면 반박하며 "사퇴 권고는 받아들이지 않겠다. 내가 납득할 수 없는데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해임을 예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성적 부진은 예상한 것 아닌가?" 표면적으로 대전 이사회가 주장한 김호 감독의 사퇴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지난 20일 부산전에서 3-2로 승리할 때까지 6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 속에 밑바닥까지 성적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호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김호 감독은 "애초 우리의 성적이 나쁜 것은 예상한 일이었다. 축구를 잘 모르고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구단의 재정적인 한계 때문에 몇 년간 고전할 것을 예상하고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성적이 나쁘다고 그만둬야 하는가.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 "송규수 사장과 갈등은 없었다" 김호 감독은 또한 구단과 갈등설에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그 정점에 있는 송규수 사장에 대한 경영 간섭이 대표적인 문제로 떠오른 바 있다. 이에 대해 김호 감독은 불만을 토로했다. 김호 감독은 "경영 간섭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경영 간섭이란 구단 내부 일에 간섭한다는 것인데 난 그런 적이 없다. 그저 대전이 더 나은 길로 발전하길 바라는 뜻에서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유소년을 키우고 2군을 일궈 선수를 발굴한다면 돈을 벌 수 있고 몇 년 뒤에는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호 감독은 자신의 지인을 부단장으로 추천했다는 이야기에 대해 "축구를 좀 더 잘 아는 사람이 구단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며 "이사회에 진언해 축구를 잘 아는 사람을 부탁했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일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 "특정 에이전트와 밀착이라니?" 특정 에이전트와 밀착 관계도 거론했다. 김호 감독은 "구단에 선수 영입에 관한 영수증을 비롯해 모든 증거가 있다. 에이전트는 구단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특정 에이전트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되물은 뒤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에이전트가 좋은 에이전트다. 나는 선수의 기량만 이야기한다. 계약은 모두 구단의 몫이다"고 말해 유착설을 반박했다. 오히려 김호 감독은 문제시 된 외국인 선수 영입과 관련해 "구단에 돈이 없다고 한다. 1년에 관중 수익으로 10억 원도 벌기 힘들다. 그런데 선수를 사고 팔면 돈을 벌 수 있다. 좋은 선수를 데려와 돈을 남기고 싶었을 뿐인데 구단이 적은 돈을 아끼려는 생각에 일을 망쳤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호 감독은 대전의 축구팬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김호 감독은 "평생을 축구장에서 보냈다. 조그만 성적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매도당한 것이 아쉽다. 그래서 팬들에게 미안하다. 대전 명예시민으로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이번 일을 발판으로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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