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홈런 3방’ 이현승, “난 자선사업가예요”
OSEN 기자
발행 2009.06.25 21: 23

“시원하게 털렸습니다”. 지난 24일 LG 트윈스전서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3홈런을 허용하는 등 최악의 피칭으로 패전이 된 히어로즈 뉴에이스인 좌완 이현승(26)이 25일 경기에 앞서 선수단에 캔커피를 돌렸다. 대개 뜻깊은 승리를 거둔 투수들이 동료들에게 고맙다며 감사 인사로 커피 등을 돌리는데 이현승은 패전이 됐음에도 선물을 해 선수단을 놀라게 했다. 동료들은 이현승에게 ‘왜 그러냐’고 묻자 이현승은 “시원하게 털린 보답입니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현승은 어차피 시원하게 진 경기이므로 다음 경기 선전을 미리 기원하는 의미에서 선수단에 한 턱을 낸 것이다. 이어 이현승은 “난 완전히 자선사업가입니다. 어제는 박병호에게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선물했고요. 지난 번에는 SK 김연훈에게도 데뷔 첫 홈런을 내줬습니다. 또 두산 포수 최승환 선배가 시즌 초반 타격 부진으로 헤맬 때도 한 방을 맞고 기를 살려줬습니다”며 ‘시즌 액땜’으로 여겼다. 올 시즌 히어로즈 선발진에서 가장 뛰어난 피칭을 펼치고 있는 이현승이지만 의외의 선수들에게 일격을 당하며 뜻깊은 선물(?)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전날 자신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때린 박병호에 대해서는 “2007년도 2군에서 대결할 때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눈에서 독기가 보이며 무섭게 방망이를 돌리더라”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이현승은 전날 LG전서 홈런 3방을 맞는 등 5.2이닝 6실점으로 패전이 됐다. 6실점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이고 피홈런 3개는 최다이다. 시즌 10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였으나 박병호 등 LG 의외의 선수들에게 발목이 잡혔다. 시원한 캔커피를 돌리며 미리 ‘10승 턱’을 낸 이현승이 다음 등판에서 10승 고지를 밟을 것인지 궁금하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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