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호도 질 생각은 없었다". 김성근(67) SK 감독이 논란이 된 지난 25일 광주 KIA전 연장 12회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김 감독은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승부를 내주겠다는 생각을 누가 하나. 있을 수 없다"면서 "SK는 베스트였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전날 김 감독은 12회초 2사 후 투수 김광현을 타석에 내보냈다. 결국 풀카운트 끝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12회말 수비에서는 붙박이 3루수 최정을 마운드에 올렸다. 대신 불펜 투수 윤길현을 1루수로 내세웠다. 무사 2, 3루 위기에 몰리자 2루수 윤상균을 유격수와 3루수 사이에 배치해 벽을 쌓는 보기 드문 수비 시프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경기는 최정이 던진 공을 포수 정상호가 놓치며 맥없이 끝이 났다. 이에 대해 야구팬들은 "재미있었다", "이색적이었다", "승패를 떠나 보기 힘든 뜻밖의 장면에 즐거웠다" 등의 긍정적인 평가와 "프로답지 못했다", "스스로 승부를 포기한 것 아닌가", "관중을 우롱한 것이다"까지 전혀 상반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한편에서는 "무승부가 곧 패전이 되는 잘못된 규정을 꼬집는 일종의 풍자적인 요소가 강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를 모두 부인했다. "만약 질 생각이 있었다면 11회말이었을 것"이라며 "정대현이 허리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1회를 더 막았다. 이미 12회 때는 쓸 투수가 없었다. 10회 때 전병두를 괜히 미리 (인천으로) 보냈구나 하며 후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져주기 논란'에 대해 "막상 그런 생각을 가졌다하더라도 막상 경기에 돌입하거나 그런 상황이 되면 그럴 수 없을 것"이라면서 "비겨서 패전을 안는 것과 져서 패전을 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선수를 남겨놓고 진다면 선수들이 나중에 감독을 뭐로 알겠느냐"며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선 12회 공격에서 김광현을 타석에 내세운 것에 대해서는 "11회말 수비를 마쳤을 때 이미 김광현이 몸을 풀고 있더라"며 "자기들끼리 미리 얘기가 된 상탠 것 같았다. 정대현을 내보낼 수는 없었기에 나가라고 했다"고 웃었다. 12회 수비에서 최정을 마운드에, 윤길현을 1루수로 내보낸 데 대해서도 "최정은 투수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준비하라고 했고 윤길현은 전에 이미 던질 수 없다고 통보를 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져주기 논란의 불씨가 됐던 이상한 수비 시프트에 대해서는 "어떤 시프트든 역으로 가면 비난을 받게 돼 있다"며 "그 시프트로 졌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과는 패스트볼로 패했다"며 "그 시프트가 성공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시 타석에 있던 김형철은 내가 데리고 있던 아이다. 왼쪽으로 갈 확률이 분명 높았다"고 또렷하게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한편 김 감독은 이날 최정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이에 "힘들 것이다. 스탠스가 넓어져 골반 부분이 아플 것"이라고 설명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