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은 금물이에요. 그저 경기에 집중해야죠". 설마 하던 사이 올 시즌 8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랐다. 3년차 우완 임태훈(21. 두산 베어스)이 무실점투와 타선의 도움에 힘입어 시즌 10승(1패, 26일 현재)에 성공했다. 임태훈은 26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4-4로 맞선 7회 마운드에 올라 3이닝 2피안타(탈삼진 없음,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시즌 10승 째를 거뒀다. 두산은 임태훈의 무실점투와 9회말 김현수(21)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경기 후 임태훈은 10승 소감에 대해 "잘 모르겠다. 사실 오늘(26일) 구위가 좋은 편은 아니라 다소 불안했는데 7회 강봉규(32)의 2루타성 타구 때 김현수(21) 선배와 손시헌(29) 선배의 중계 플레이가 좋아 3아웃을 잡아낸 것이 굉장히 컸다"라며 야수에 공을 돌렸다. 뒤이어 그는 "내가 승리를 거둔 것도 기쁘지만 (김)현수 형이 이 경기를 기화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일 것 같아 더욱 기분이 좋다"라는 말로 각별한 우애를 과시했다. 지난 24일 사직 롯데 전서 2⅓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다소 흔들렸던 임태훈은 당시 경기 이후 보완점을 어떻게 메웠는지에 대해 묻자 "그 때 5일을 쉬고 나선 것 때문에 힘으로 제압하려다 낭패를 봤던 것 같다. 오늘도 구위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던 만큼 구위보다는 타자를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데 신경을 썼다"라고 밝혔다. "구위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그런지 삼성 타자들이 초구부터 노리고 들어가는 듯 했다"라고 이야기 한 임태훈은 "직구만이 아닌 슬라이더도 결정구로 구사하면서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는 데 주력했다"라며 경기를 자평했다. 10승 이상의 목표를 겨냥했는지에 대해 묻자 임태훈은 웃으며 "설레발은 하지 않겠다. 15승 등 목표를 잡았다가 더 불안해지고 자만심에 빠지면 시즌을 치르기 어렵다. 신인 때 멋모르고 좋은 성적을 거뒀던 만큼 그 때 처럼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라며 목표를 앞세우기 보다 현재에 충실하겠다는 듯을 밝혔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잘 싸워줬다"라며 공을 돌렸다. 선동렬 삼성 감독 또한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라며 질책보다 격려를 앞세웠다. 양 팀은 27일 선발 투수로 각각 김명제(22. 두산)와 윤성환(28. 삼성)을 예고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