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선수 부상에 대한 선동열 감독의 걱정이 현실로 벌어졌다. 크게 다치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 이었다. 2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선 감독은 “요즘 각 팀에 부상당한 선수들이 꽤 많다. 롯데나 히어로즈를 빼고는 거의 다 그렇다” 며 최근 불어 닥치고 있는 부상 악령에 대해 걱정했다. 이때 전광판에는 두산의 올스타전 후보 선수들의 얼굴이 소개되고 있었다. 투수 김선우, 포수 최승환, 1루수 오재원, 2루수 고영민, 3루수 김동주, 유격수 손시헌, 외야수 김현수 이종욱 임재철, 지명타자 최준석까지 총 10명이었다. 화면을 지켜보던 선 감독은 “두산은 저 중에도 부상당한 선수들이 꽤 많네” 라며 한 명씩 세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10명 중에 5명이 빠졌다” 고 지적한 뒤, “우리는 3명 빠져도 큰 것 같은데, 저기(두산)는 5명 빠져도 끄떡없는 것 같다” 며 신기해했다. 실제로 삼성은 올스타전 후보 10명 중에 포수 진갑용, 2루수 김상수, 유격수 박진만이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다. 공수의 핵인 선수들이 빠졌으니 삼성으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는 노릇. 그런데 경기가 시작되자 삼성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이영욱과 현재윤이 그라운드에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영욱은 구급차에 실려 갈 정도로 위험한 상황을 맞았다. 4회초 삼성 공격 2사 1루에서 이영욱이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2-0에서 3구째가 약간 빠진 볼로 판정되는 동시에 두산 포수 용덕한이 1루 쪽으로 몸을 돌렸다. 1루 견제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미처 고개를 숙이지 못한 이영욱은 용덕한의 견제구에 헬멧과 얼굴의 경계선 부근을 맞았다. 헬멧이 깨짐과 동시에 쓰러진 이영욱은 일어나지 못한 채 구급차에 실려 나갔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CT 촬영 결과 단순 타박상으로 알려졌다. 포수 현재윤은 홈에서 주자와 충돌, 부축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7회말 2사 1,2루에서 유재웅의 우전안타 타구를 잡은 우익수 오정복이 홈으로 정확히 송구했다. 그런데 송구를 받은 현재윤은 2루 주자 임재철과 부딪히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번에도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선 감독의 가슴을 졸이는 순간이었다. 경기 전 선 감독의 우려대로 삼성에는 부상의 위협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상대팀 두산처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될 정도의 부상이 아니라는 사실에 그나마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