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김시진과 선동열, 두 투수 출신 감독들이 부진에 빠진 투수들로부터 ‘동병상련’ 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현재 마운드에 꼭 필요한 투수가 부진으로 인해 2군에 내려가 있다. 뒷문 단속을 해야 할 황두성(히어로즈)과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배영수(삼성)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부상이 아닌 부진으로 1군에서 제외된 상태다. 황두성에 대한 김시진 감독의 마음은 안타까움 그 자체. 지난 25일, 김 감독은 황두성을 2군으로 내려 보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황두성은 올시즌 초 팀의 주전 마무리로 낙점 받았으나, 잦은 실패와 제구력 난조로 인해 불펜진으로 밀려난 뒤에도 부진했다. 김 감독은 황두성에게 “너는 선발이든 중간이든 팀이 중요할 때 나와야 한다. 게임메이커 역할을 해줘야지 팀이 지고 있을 때 롱 릴리프 역할을 하는 건 도움 되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부진하다고 해서 덜 중요한 상황에 기용하는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2군에서의 스케쥴도 직접 지시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서 80개 정도를 던지게 했다. 그러나 절대 장기간 머무는 것은 안 된다. 순위 싸움은 올스타전 때까지 계속 될 테니까 그 후에 돌아오라고 말했다” 이러한 김 감독의 심정을 아는지, 황두성도 “열심히 몸 만들고 오겠습니다. 하루빨리 팀에 도움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예전의 구위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배영수도 선동열 감독에겐 ‘아픈 가시’ 가 되고 있다. 올시즌 선발 5연패 포함 1승 8패 평균자책점 6.32라는 성적표를 남기고 지난 11일 2군으로 내려간 것이다. 선 감독은 “지금 최고 구속이 137㎞ 정도가 나오고 있다. 작년에는 통증이 있다고 하면서 9승을 했는데, 올해는 아프지 않으면서도 구위가 올라오지 않는다” 라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인대접합수술은 3년이 지나야 회복된다는데, 그 때까지 안 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라는 말도 덧붙였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예전보다 팔 스윙이 완벽하게 되지 않는다. 그리고 키킹할 때 오른쪽 다리를 낮게 해서 중심을 이동했는데, 지금은 높아졌다. 마운드에 서면 예전 생각이 들어서힘이 들어가는 듯하다” 라고 지적했다. 선 감독은 “본인도 노력을 많이 했다.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데 안타깝다. 팀의 입장에서도 (배)영수가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나도 이런데 본인은 얼마나 답답할까” 라며 배영수의 입장을 헤아렸다. 팀의 주축으로 활동하던 선수의 몰락이 감독에게는 큰 부분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만큼 믿고 맡긴 선수들이기에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오랜 시간동안 형성된 믿음은 앞으로의 희망을 갖게 한다. 그것이 두 감독들이 꾸준히 기대하며 기다릴 수 있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