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타' 김현수의 'ver. 2008' 타격
OSEN 기자
발행 2009.06.27 09: 15

"그냥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지난해 모습을 그대로 연상시킨 인상적인 타격이었다. 2009시즌 들어 힘을 싣는 타격에 집중하던 김현수(21. 두산 베어스)가 쇄골 및 어깨 통증에도 불구, 필요한 순간 적절한 끝내기 안타를 작렬하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김현수는 지난 26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4-4로 맞선 9회말 2사 1,2루서 타석에 들어서 호투 중이던 좌완 권혁(26)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1타점 끝내기 안타를 작렬했다. 김현수의 끝내기타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특히 김현수의 타격은 히팅 포인트를 의도적으로 당기지 않고 오른 어깨가 열리지 않은 상태서 그대로 스트라이크를 때려낸, 지난해 타격 장면을 연상케 했다. 오늘의 김현수를 있게 한 스승 중 한 명인 김광림 타격코치는 김현수의 현재 부상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흥미를 이끌어냈다. "오른쪽 쇄골과 어깨가 아픈 상태서도 팀 사정 상 경기 출장을 감행하고 있는 (김)현수가 기특하다. 힘든 상황이지만 오른 어깨를 덜 쓰는 타격을 하면서 좌투수 공략이 한결 쉬워지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김 코치의 이야기는 지난해 김현수가 어떻게 타격을 했는지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다. 지난해 왼손 투수를 상대로도 3할2푼5리(166타수 54안타)의 고감도 타격을 보여줬던 김현수는 5월 종료 시까지 좌완을 상대로 2할대 초반의 타격에 그쳤다. 히팅 포인트를 의도적으로 당긴 것이 장타력 향상에는 도움을 줬다. 그러나 공이 맞는 시점이 오른손 투수를 공략하는 데 수월해지면서 반대로 왼손 투수의 몸쪽 공에 대처하는 데는 약점을 가져왔다. 시즌 초 몸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삼진이 많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는 것이 김 코치의 설명에 담겨 있었다. 그러나 권혁을 상대로 때려낸 안타는 지난 시즌 그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떠오르게 했다. 당시 김현수는 자신이 머릿 속에 그린 스트라이크 존을 기준으로 범위 내에 들어온 공은 무조건 적극적으로 때려내는 배팅을 선보였다. 어떻게 안타를 때려냈는지 물어보면 '답변 자판기'처럼 "스트라이크 범위 내에서 때려냈을 뿐"이라는 답을 내놓던 그였다. 경기 후 이야기 또한 지난해와 다름이 없었다. 김현수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친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고 마침 초구에 직구가 들어와서 그대로 스윙했다"라며 끝내기 안타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였다면 묻는 이의 맥을 탁 풀리게 하는 답변이었지만 올 시즌 달마다 전환기를 맞으며 대처법을 달리했던 그였음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26일 현재까지 김현수의 6월 타격 성적은 2할9푼5리(78타수 23안타) 5홈런 20타점이다. 페이스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출루율은 3할8푼5리로 여전히 높은 편인 동시에 삼진 당 볼넷(BB/K) 또한 1.57로 나쁘지 않다. 공을 기다리는 타격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좌완 상대 타격 성적이 2할6푼4리(106타수 28안타) 3홈런 10타점으로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달마다 계속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현수.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음에도 출장을 감행하며 분투 중인 그가 앞으로 어떤 타격으로 팬들을 열광시킬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