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미국이 또 한 번의 '이변'을 꿈꾸고 있다.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과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 준결승에서 전술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2-0의 승리를 거둔 미국은 이제 2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3시 30분 요하네스버그에서 브라질과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미국은 분명히 브라질에 비해 한 수 아래다. 스페인을 상대로 요긴하게 써먹었던 밀집 수비에 이은 날카로운 역습도 브라질에는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 특유의 개인기에 만신창이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변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는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미국의 컨페드컵 우승 도전에 힘을 불어 넣는 것일까. 역시 가장 큰 원동력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스페인을 꺾었다는 자부심이다.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스페인 격파를 이룬 이상 브라질을 이기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수닐 굴라티 미국축구협회장은 27일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축구팬들 10명에게 컨페드컵 우승팀을 묻는다면 7~8명은 브라질의 우승을 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다르다. 아무도 우리가 스페인을 꺾으리라고 믿지 않았지만 우리는 해냈다. 브라질도 마찬가지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지난 1998년 골드컵에서 한 차례 브라질을 꺾어봤다는 사실도 미국에 자신감을 실어주고 있다. 비록 우승하지 못했지만 골드컵 4강전서 브라질에 1-0으로 이긴 바 있는 미국은 2번째 승리를 꿈꾸고 있다. 미국의 밥 브래들리 감독은 "승리의 길이 보인다"며 전술의 변화로 브라질전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4-4-2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했던 미국은 빠른 스피드까지 갖춘 브라질을 상대하기 위해 4-5-1 포메이션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어 브래들리 감독은 "전술적으로 우리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수비에 비중을 높일 수 밖에 없다. 브라질전에서 전술적인 변화가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선수들도 우승을 자신하는 것은 마찬가지. 주장 카를로스 보카네그라는 "지금까지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집트와 스페인을 꺾으며 모든 선수들이 변했다. 브라질전에서는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한편 미국이 브라질을 꺾고 컨페드컵을 들어올린다면 남자축구 사상 최초의 국제대회 우승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국제대회 최고 성적은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 3위였고 컨페드컵(1992년, 1999년)에서는 두 차례 3위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반면 브라질은 이미 두 차례 컨페드컵(1997년, 2005년)의 우승 경험이 있어 이번 대회까지 제패할 경우 프랑스를 제치고 최다 우승국으로 떠오르게 된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