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베이의 로봇 군단이 초여름 극장가를 흔들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2'가 외화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영화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중이다. 과연 '트랜스포머2'는 외화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넘을 수 있을까. 90%를 넘는 예매율과 개봉 첫 날 스코어만 놓고 본다면 천만명 돌파는 일도 아닐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트랜스포머2'는 24일 개봉 첫 날 무려 53만 5398명을 동원했다. 국내 720만명 관객 동원으로 역대 외화 흥행 1위에 오른 전작이 개봉 첫날 31만명을 불러모았던 사실과 비교해도 엄청난 돌풍이다. 또 한국영화와 외화를 통틀어 최다관객 기록을 갖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도 당시 44만명으로 출발, 이번 '트랜스포머2'에 10만명 차로 뒤지면서 역대 개봉 첫날 최고 관객의 영광을 넘겼다. 현재 분위기로는 개봉 첫 주말 스코어도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게 확실하다. 하지만 '트랜스포머2'가 최종적으로 모든 영화인들의 꿈인 천만 관객을 넘기에는 몇 가지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막강한 배급력을 바탕으로 스크린을 몰아준다고 해도 '트랜스포머2'의 기상천외한 변신 로봇들조차 뛰어넘기 힘든 벽들이다. 먼저 처음부터 끝까지 쫓고 쫓기며 때려부수고 싸우는 SF 액션 '트랜스포머' 시리즈로서는 중 장년 관객을 모으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 천만관객 영화 4편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은 모두 10대부터 노년층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객 동원으로 기적을 일궜다. 인구 5천만 대한민국에서 영화 한 편에 천만명 관객이 들려면 영화 자체의 힘만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사회 현상처럼 전국민에게 '저 영화는 한 번 봐줘야 된다더라'는 인식이 퍼졌을 때나 꿈의 숫자가 탄생한다. 그런 면에서 '트랜스포머2'는 대상 관객층이 너무 뚜렷하고 선명하다. 초반 흥행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것도 개봉을 손꼽아 기달리던 1020 세대들이 앞다퉈 몰려든 덕분이다. 또 하나는 스토리의 부재다. 전편을 능가하는 CG와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찬 '트랜스포머2'는 결국 킬링타임용이다. 줄기차게 이어지는 사막 전투 장면도 전편의 연속 선상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신선함이 없다. 미국의 영화 평론가들도 줄기차게 질타하는 부분이다. 출연배우나 감독, 제작규모 등 보다 스토리에 방점을 찍는 국내 영화관객들의 특성으로 봤을 때 '트랜스포머2'가 갖고 있는 약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트랜스포머2'가 스크린을 싹쓸이하게 되면서 독점에 대한 반발감도 고조될 전망이다. 개봉 첫 날 '트랜스포머2'의 폭발적인 흥행력에 놀란 극장주들은 앞다퉈 스크린 수 몰아주기에 들어갔다. 수익을 우선시하는 극장주 입장에서 당연한 조치지만 결과적으로 관객들의 영화 선택권을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전체 관객수를 줄이는 역효과를 볼수도 있다. '트랜스포머2'가 이같은 불리함을 뚫고 외화 사상 첫 천만 관객의 대기록을 세울수 있을 지 여부가 궁금해질 7월 극장가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