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타자 초구 홈런' 정수성, "그 순간을 즐길 뿐"
OSEN 기자
발행 2009.06.28 09: 52

[OSEN=박종규 객원기자] “선두타자 초구 홈런, 그 순간을 즐길 뿐이다”. 히어로즈 정수성(31)이 데뷔 11년 만에 자신의 장타력을 재발견하고 있다. 지난 27일 광주 KIA전에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정수성은 1회 선두타자 초구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다. 이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정수성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정수성은 KIA 선발 아킬리노 로페즈의 초구가 몸쪽으로 향하자 지체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오른쪽 폴대 근처로 날아갔고, 긴가민가하며 1루로 향하던 정수성은 홈런이 확정되자 환호했다. 정수성이 평소에 그토록 좋아하던 몸쪽 공을 공략했다는 점에서 이 홈런에 의미가 있었다. 그동안 정수성은 몸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어김없이 배트를 내밀었다. 그러나 원바운드성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까지 맞추려고 시도하다 헛스윙만 연발했다. 상대 투수들은 당연히 이 점을 파고들었다. 그랬던 정수성이 약점을 극복한 셈이다. 또한 이 홈런은 정수성의 장타 능력도 엿볼 수 있는 한 방이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 개수가 2개에 불과했으나, 올시즌에만 3번째 홈런이다. 데뷔 3년째인 지난 2001년 1홈런을 기록한 뒤, 그로부터 8년 뒤인 지난해 1홈런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올시즌에는 지난 4월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우월 홈런을 날린 데 이어 지난달 8일 문학 SK전에서도 우월 홈런을 쏘아 올렸다. 개인통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 홈런들도 모두 몸쪽 공을 받아친 결과였다. 이날 정수성은 3회에 2루타, 6회에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10-2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투수 김수경도 “(정)수성이형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고 할 만큼 귀중한 활약이었다. 경기 후 정수성은 “코치님이 초구부터 과감하게 치라고 하셔서 몸쪽 공을 노리고 쳤던 게 좋은 타구로 이어진 것 같다” 고 설명한 뒤, 선두타자 초구 홈런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1번타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순간을 즐길 뿐” 이라고 말했다. 개인통산 최다 홈런에 대한 질문에는 “일단 야구는 오래 해봐야 이렇게 좋은 일도 있다는 걸 느끼고, 나는 장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올해는 운이 잘 따르는 것 같다” 대답했다. 뒤이어 사이클링 히트를 놓친 점에서 대해서는 “마지막에 일부러 의식적으로 노렸는데 역시 생각대로 안되는 게 야구인 것 같다” 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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