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에 선 왼손 타자를 다잡을 수 있는 투지가 필요".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좌완 후안 세데뇨(26)와 금민철(23)을 동시에 1군 엔트리서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28일 잠실 삼성 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차라리 승산 있는 오른손 투수를 중용하는 게 낫겠다"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세데뇨와 금민철은 지난 27일 삼성 전서 4-4로 맞선 5회 연이어 마운드에 올랐으나 각각 2피안타 2실점(아웃 카운트 없음), 1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며 7-12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특히 금민철은 사사구 2개를 내주었다. 이는 김 감독이 투수들의 단점으로 가장 자주 지적하는 제구력 난조와 연관되는 경기 내용이었다. "삼성 타선에 왼손 타자가 즐비했던 만큼 그에 대한 봉쇄를 원했는데 통타를 당했다"라며 혀를 찬 김 감독은 "득점타를 허용했으면 마운드서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투지를 불태웠어야 했는데 그 또한 아쉬웠다"라며 경기 내용만이 아닌 투쟁심 결여에도 이유가 있음을 밝혔다. 뒤이어 김 감독은 "세데뇨나 금민철이나 2군서 고생을 더 해야 한다. 1군에 오른 뒤에도 '잘못하면 2군 행'이라는 위기 의식과 함께 가슴 속에 독기를 품어야 한다"라며 "경기가 4-4까지 전개된 상황서 너무 많은 실점으로 경기를 일찌감치 기울여 놓았다. 주말이라 팬들도 많이 오셨는데 일찍 기울어지는 경기를 만든 동시에 중심 좌타자들을 못막는 모습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라는 말로 좌완 투수들의 경기력을 꼬집었다. 한편 김 감독은 열흘 만에 다시 1군에 등록된 주전 2루수 고영민(25)에 대해 "그동안 푹 쉬었으니 이제는 잘하겠지. 김재호(24)가 제 몫을 했지만 주전 예우 차원서 선발 라인업에 고영민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고영민은 28일 경기서 5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