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대전구장.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오장훈(25)은 이날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데뷔 첫 1군 승격과 선발 출장(6번 지명타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성남고-홍익대를 거쳐 지난 2007년 신고 선수 신분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오장훈은 입단 직후 타자로 전향했다. 그해 겨울 방출 위기에 처했지만 박정태 2군 타격 코치와 조규철 1군 매니저의 만류 속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오장훈은 뛰어난 체격 조건(186cm 93kg)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력을 앞세워 2군 리그를 평정했으나 신고 선수라는 신분 탓에 1군에 오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입단 3년 만에 정식 선수로 등록된 오장훈은 이날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2회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선 오장훈은 한화 특급 좌완 류현진과의 대결에서 1루수 쪽 내야 안타를 터트렸다. 오장훈은 가르시아의 우전 안타로 2루에 진루한 뒤 박기혁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데뷔 첫 득점을 올렸다. 4회 우중간 안타로 두 번째 안타를 때린 오장훈은 6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9회 1사 2루에서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터트려 2-0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오장훈은 경기가 끝난 뒤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 프런트의 축하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데뷔 첫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두른 오장훈은 "첫 타석에서 너무 긴장했다. 류현진의 초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행운의 안타가 나와 자신감을 얻어 마지막 타석 때 좋은 타구를 날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원한 스승' 박정태 코치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동안 2군에서 박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셨다. 덕분에 하루도 헛되이 보낼 수 없었다. 어제(27일) 저녁에 코치님께 1군에 합류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제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으셨다"고 말했다. 애제자의 맹타 소식을 접한 박 코치는 "나는 아무 것도 한 게 없다"고 손사래친 뒤 "그동안 장훈이가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거뒀다. 앞으로 장훈이가 더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시면 좋겠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