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이대진이 보여준 노장의 힘
OSEN 기자
발행 2009.06.29 09: 08

노장의 힘이었다. KIA 노장 투수 이대진(35)이 팀에 귀중한 기여를 했다. 지난 28일 광주 히어로즈전에서 5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팀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KIA는 이대진의 호투를 발판으로 후반 공세를 펼쳐 5-1로 승리했다. 이대진은 시즌 첫 승이자 통산 98승을 올려 100승 고지에 바짝 접근했다.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팀이 중요한 고비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만일 졌다면 +1승으로 떨어져 사실상 중위권으로 하락하는 것이었다. 롯데, 히어로즈와 함께 중위권 전쟁을 치러야 되는 시점이었고 팀 분위기도 더욱 가라앉았을 것이다. 6월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3위를 유지해온 KIA는 갑자기 타력과 수비력 난조에 빠지며 하락세에 빠져 있었다. 불펜까지 약해진 상황에서 유일한 버팀목은 선발진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이 어깨뭉침이 호전되지 않아 이날 예정된 선발등판을 못했다. 갑자기 비게 되자 2군에서 올라온 이대진이 바통을 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이대진을 불러올리며 승리를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갑작스럽게 호출한데다 이대진은 2군에서 2승3패 방어율 5.54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대로 히어로즈에게 3연패를 당하는게 아니냐는 위기감도 있었다. 그러나 이대진은 달랐다. 비록 5이닝에 그쳤지만 혼신의 역투를 통해 히어로즈의 강타선을 제압했다. 직구는 빠르지 않았지만 절묘한 제구력과 변화구로 젊은 히어로즈 타자들을 잠재우고 승리로 이끌었다. 조범현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일부러 이대진 쪽으로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날 또 하나의 인상적인 장면은 노장 이종범이었다. 이종범은 이날 2루타와 1타점을 올렸다. 1회말 1사후 우익수 옆으로 2루타를 날려 통산 300개째 2루타를 기록했다. 특히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말 무사1,3루에서는 유격수쪽으로 느린타구를 날려 귀중한 쐐기점을 뽑아냈다. 올시즌 위기에서 어김없이 팀을 구해내는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93년 입단 동기인 이대진과 이종범은 해태이 마지막 우승을 이끌었던 투타의 간판선수들이었다. 지난 96년과 97년 연속우승 당시 이대진은 고졸 4년차, 이종범은 대졸 4년차에 불과했다. 이대진은 이종범을 친형처럼 따른다. 올해는 이대진이 선발기회를 받지 못해 1군에서 함께한 시간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날 모처럼 해후한 두 노장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것이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노장의 힘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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