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행' 니코스키, 성패 관건은 '마음'
OSEN 기자
발행 2009.06.30 07: 51

겉으로 보기에는 실패한 외국인 투수를 '울며 겨자먹기'로 데려온 것과 같다. 두산 베어스가 선택한 좌완 크리스 니코스키(36)에 대한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8일 "SK서 웨이버 공시된 니코스키에 대해 계약 양도 신청서를 한국 야구 위원회(KBO)에 접수했다"라고 밝혔다. 29일 자정까지 두산 외에 나머지 6개 구단서 신청서가 접수되지 않았기에 니코스키는 자동적으로 올 시즌 두산의 4번째 외국인 선수가 되었다. 올 시즌 7경기서 2패 평균 자책점 6.75(29일 현재)을 기록하는 데 그친 니코스키 또한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프로 16번째 시즌서 두산이 14번째 팀이 되었다"라며 자신의 행방을 알렸다. 결국 "두산이 니코스키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소문은 현실이 되었다. 그동안 외국인 투수를 재활용하는 데 익숙했던 두산인 만큼 좌완 게리 레스와 우완 마크 키퍼, 다니엘 리오스(이상 KIA-두산)의 예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마련. 그러나 이전 소속팀서 선발 요원이던 위 3명과는 달리 니코스키는 미국-일본 무대서 선발 등판 경력이 굉장히 드문 투수였다. 니코스키의 가장 최근 선발 등판은 지난 2006년 인디애나 폴리스(피츠버그 트리플 A) 시절 단 한 차례였으며 일본서는 2시즌 85경기 동안 계투로만 나섰다. SK가 니코스키를 방출한 이유 중 하나는 확실한 선발 투수로 쓰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니코스키에 대한 SK의 기대치는 '선발로도 활용할 수 있는 왼손 투수'였으며 선수 본인 또한 그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며 한국 행을 결정했다. 당초 SK는 니코스키 외에 확실한 선발 요원이던 릭 구톰슨(32. KIA) 영입을 노리며 소프트 뱅크 출신 투수 2명의 고용 승계를 노렸으나 고배를 마셨다. 결국 대만서 활약하던 마이클 키트 존슨(34)을 영입했으나 존슨은 2경기 평균 자책점 13.50의 처참한 성적만을 남긴 채 카도쿠라 겐(36)과 자리를 맞바꿨다. 존슨의 부진은 결국 니코스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니코스키는 존슨이 잔류 중이던 지난 4월 8일 광주 KIA전 단 한 경기에 선발로 나서 1이닝 4피안타(탈삼진 1개, 1피홈런)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이후 니코스키는 5월 한 달간 6경기서 계투로만 나서며 1패 평균 자책점 3.18을 남긴 채 2군으로 강등된 뒤 SK서 퇴출의 칼을 맞았다. 미미한 활약임은 분명했지만 기량을 보여줄 기회 또한 많지 않았다. 시즌 중 니코스키는 "적지 않은 돈을 받으면서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야구에 대한 사명감을 잃어가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그는 지난 21일 웨이버 공시된 직후 블로그를 통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한국에서 다시 야구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도 글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일 주일 후 두산의 부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니코스키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누군가 자신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내가 없이도 상위권을 달리는 팀에 잔류할 필요가 있는가"라며 고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그는 6⅔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내줬을 정도로 고질적인 제구 난조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좌완임에도 제구력이 불안정하다는 점. 두산의 선택이 저평가 되는 이유다. 그러나 아직 140km대 후반의 직구를 구사할 수 있는 힘을 갖춘 투수가 니코스키다. 사이드암 투구폼에서 나오는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움직임은 일본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슷한 스타일의 이혜천(30. 야쿠르트)를 보유했던 두산이 니코스키에게 미약하게나마 기대를 걸 수 있는 요소다. 모든 지도자들이 그러하듯, 김경문 감독 또한 자신있게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꽂는 투수를 우선적으로 선호한다. 이전 소속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며 실망감을 금치 못했던 니코스키가 '재활용' 딱지를 달고 성공할 수 있을까. 해답은 그의 왼쪽 가슴에 달려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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