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목동, 박종규 객원기자] 경기 후반에 빛난 히어로즈의 집중력이 두산의 철벽 마무리를 무너뜨렸다. 히어로즈는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클락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승리,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까지 폭우가 쏟아져 운동장 정리 관계로 경기는 20분 늦게 시작됐다. 그래서 그런지 양 팀의 방망이가 물에 젖어 무거워지기라도 한 듯이 타선이 침묵했다. 경기 전 연습이 부족한 탓도 컸다. 따라서 투수들의 호투 보다는 타자들의 빈타라는 말이 어울리는 경기였다. 두산이 홈런으로 먼저 기세를 올렸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원석은 히어로즈 선발 김수경의 몸 쪽 높은 공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두산에 1-0 리드를 안기는 ‘9번 타자의 한 방’ 이었다. 4회까지 이재우에게 무득점으로 눌리던 히어로즈는 5회가 되어서야 경기의 실마리를 풀었다. 1사 후 클락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곧이어 터진 김일경의 우중간 2루타 때 홈을 밟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중반까지도 양 팀 투수들의 호투와 타선의 침묵이 맞물렸다. 두산 선발 이재우는 낮은 코스에 위력적인 직구를 꽂아 넣으며 위기를 잘 벗어났다. 6회 2사까지 5안타 3볼넷 8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김수경 역시 노련함이 묻어나는 완급조절로 맞섰다. 이원석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게 아쉬웠지만, 6⅔이닝 5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결정적인 한 방은 또다시 두산에서 터졌다. 8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은 히어로즈의 두 번째 투수 오재영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2-2에서 포크볼이 약간 높게 제구된 틈을 놓치지 않고 통타한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2-1로 달아나는 귀중한 홈런이었다. 민병헌의 홈런이 터지기 직전, 두산의 마운드에는 임태훈이 있었다. 임태훈은 양 팀이 1-1로 맞선 7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뒷문을 단단히 잠그기 시작했다. 이에 힘을 얻은 두산의 방망이가 임태훈의 구원승을 위해 더욱 날카롭게 돌았다. 그러나 두산의 마무리 이용찬은 마지막 순간에 흔들렸다. 9회말 선두 타자 이숭용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 됐다. 강정호의 보내기 번트 때 2루까지 진루한 이숭용은 계속된 2사 2루 상황에서 황재균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아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아직 경기는 끝난 것이 아니었다. 2사 1루 상황에서 클락 타석 때 황재균이 과감하게 2루를 훔쳤다. 볼카운트 2-3에서 클락은 회심의 일타를 날렸다. 끝내기 좌전안타로 히어로즈의 3-2 역전승을 이끄는 순간이었다. 8회초 2사 후 등판한 송신영은 클락의 결승타에 힘입어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반면, 임태훈의 11승과 이용찬의 18세이브는 순식간에 날아갔다.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2일 목동 경기장에서 열렸다. 9회말 2사 2루 2-2 동점 상황에서 클락이 끝내기 안타를 날린후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목동=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