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홀’ 정치와 멜로의 달콤한 이중주
OSEN 기자
발행 2009.07.03 07: 25

‘시티홀’에서 그리는 정치는 ‘비현실적’이지만 ‘이상적’이다. 신미래의 정치적 신념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와 희망을 전하지만 드라마 밖 현실 세계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시티홀’은 정의가 승리하는 정치적 유토피아에 조국과 신미래의 멜로 라인을 섞으면서 달콤한 정치드라마를 만들었다. ‘신미래’(김선아 분)는 이상적인 정치적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정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못 사는 사람은 잘 살게, 잘 사는 사람은 좀 베풀게’ 하는 게 정치라고 믿는 그는 평범한 보통 사람들을 대변한다. 신미래는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쓴 카드 값을 갚기 위해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밴댕이아가씨 선발대회에 출전하고 엉겁결에 인주시장 자리에 오른다. 정치가를 꿈꾼 적도 없고 엘리트 교육을 받은 적도 없으며 가진 것도 없는 지방 공무원일 뿐이었지만 그의 정치적 신념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반면 조국은 정치는 ‘힘’ ‘돈’ ‘머리’로 해야 한다고 믿는 전형적인 권력지향형 인물이다. 그에게 정치는 수단이자 목적이 될 뿐이며 주위 사람들은 이용 가치가 있을 때만 같은 편일 뿐이다. 하지만 정치 엘리트 조국은 오히려 정치 초짜 신미래에 동화된다. 정경유착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대한그룹에 치명타를 안기고 환경을 위해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는 길을 선택한다. 결국 신미래의 사랑과 정치적 신념이 조국의 마음과 정치적 신념까지 변화시킨 것이다. 극 초반 조국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현재 정치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신미래는 국민들이 항상 꿈꾸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정치인의 모습이다. 신미래가 만든 인주시는 모범적이고 교과서적인 정치라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분명 모두가 꿈꾸는 현실이기도 하다. ‘시티홀’은 이처럼 정처적 유토피아를 그리고 있지만 멜로를 부각시키면서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극 초반 로맨틱 코미디풍으로 김선아와 차승원의 코믹 연기를 부각시켰다. 후반부로 갈수록 애틋한 러브라인이 전개되면서 정치적 대립은 부수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이상적이기만 한 정치가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있었던 것은 멜로와의 적절한 조합이 한 몫 한 셈이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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