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선발 투수진 붕괴에 타선 약화까지 겹친 두산, 다행히 ‘SKILL 라인’ 투수들이 있어 버티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투수진이 갈수록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6월 초까지 든든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정재훈이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고, 지난 2일에는 선발에서 중간계투로 자리를 옮겼던 김상현이 부진에 빠져 2군으로 강등됐다. 시즌 개막을 함께한 4명의 선발 투수 중 김선우만이 살아남은 상태. 그러나 김선우마저도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6승을 거뒀지만, 6패와 평균자책점 4.59라는 성적 때문에 믿음을 주지 못한다. 위안거리가 있다면 ‘KILL 라인’ 이라 불리는 투수들이 시즌 초부터 지금까지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고창성(K)은 38경기에서 47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하고 있다. 임태훈(I)은 하루가 멀다 하고 등판해 2~3이닝까지도 책임진다. 다승 공동선두(10승)는 결코 운이라고 볼 수 없다. 새내기 마무리 이용찬(L)도 강심장을 자랑하며 구원 부문 1위를 다툰다. 중간계투로서의 ‘L’ 이었던 이재우는 어느새 선발 투수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지난달 21일부터 선발 투수로 나선 이재우는 지난 2일까지 3차례 선발 등판에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간계투 때와 달리 힘의 배분과 완급조절을 익히고 있고, 직구-포크볼 중심의 패턴에서 슬라이더와 커브 구사 비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는 칼날 제구력까지 선보이며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낮은 코스에 꽂히는 직구는 중간계투 시절의 위력에 버금갔고, 2스트라이크 이후 포크볼 대신 몸 쪽 직구를 던지자 상대 타자들은 꼼짝없이 당했다. 최근 두산에는 KILL 라인에 버금가는 믿음을 주는 투수가 있다. 바로 고졸 2년차 선발투수 홍상삼이다. 지난 5월 2일 사직 롯데전에서 5이닝 7삼진 1실점으로 프로 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신데렐라’ 로 떠올랐다. 이후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홍상삼은 벌써 7승(1패)을 거뒀다. 홍상삼은 지난달 30일 경기에서도 초반 제구력 불안을 극복하고 7승째를 따낸 바 있다. 공 하나하나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홍상삼이 등판한 12경기 중 11경기에서 두산이 승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사실 현재 두산에서 믿음을 주는 투수들은 이들 5명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을 한 데 묶으려면 신조어 ‘SKILL’ 이 알맞을 듯 하다. 편의상 홍상삼의 이니셜 H 대신 S(삼)를 따면 단어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김동주, 최준석의 공백으로 타선의 파괴력이 떨어진 데다 이종욱의 공백까지 겹쳐 리드오프 부재를 절실히 느끼는 두산. 떨어지는 타선의 힘을 마운드에서 메워줄 수 있을까. 해답은 SKILL 라인에게서 찾아야 할 전망이다. 가운데 홍상삼, 우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고창성-이용찬-임태훈-이재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