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 "잘못했으니 강원팬들에 사과해야죠"
OSEN 기자
발행 2009.07.04 22: 04

"사과해! 사과해! 김형일 빨리 안 나와!"(강원 팬들), "제가 잘못했으니 사과해야죠"(김형일). 포항 스틸러스의 중앙 수비수 김형일이 강원 팬들과 갈등을 헤피 엔딩으로 끝냈다. 김형일은 4일 저녁 7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전에서 후반 37분 페널티킥을 내주자 흥분한 나머지 물병을 걷어찼고 이 물병은 강원 김영후 쪽으로 날아갔다. 비록 김영후에 맞지는 않았지만 강원 팬들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행동이었다. 강원의 일부 축구팬들은 경기가 끝난 지 30여 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김형일의 사과를 요구했다. 경기에 1-2로 패한 탓인지 거칠어진 모습이었고 일부는 물병까지 던졌다. 강원의 관계자들은 김형일이 재빨리 대피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김형일은 과감히 강원 팬들 앞으로 달려갔다. 거침없이 팬들 앞으로 걸어간 김형일은 넙죽 허리를 굽혀 사과했고 물병을 던진 팬에게는 악수를 청하며 용서를 구했다. 김형일의 이런 모습에 강원 팬들도 마음을 풀었다. "앞으로는 잘해야 돼"라고 말한 한 팬은 김형일의 어깨를 두들겼고 또 다른 팬들은 이날 입장권에 김형일의 사인을 받았다. 김형일이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굳었던 김형일의 얼굴도 활짝 펴졌다. 김형일은 "이런 실수를 하면 안 되는데 페널티킥을 내주자 내 분에 못 이겨 잘못된 행동을 벌였다"며 "잘못했으니 사과는 당연한데 강원팬들이 용서해주셔서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형일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니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었는데 다행이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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