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보다 그 이후가 더 미안했다". '롯데 캡틴' 조성환(33)은 강렬한 아치를 쏘아올린 기쁨에만 젖어 있지 않았다. 조성환은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 시즌 첫 2번타자로 출장, 0-1로 뒤진 1회 무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좌측 담장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쏘아올렸다. 이날 유일한 안타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대포로 연결한 것이다. 자신의 시즌 4호 홈런. 지난 4월 18일 목동 히어로즈전 이후 78일만에 기록한 첫 홈런이다. 이 홈런은 팀의 3-2 신승의 밑그름이 됐다. 그러나 이후 두 번째 타석이었던 3-1로 앞선 2회 1사 만루에서는 2루수 병살타를 쳐 공격의 맥을 끊고 말았다. 더 달아날 수 있었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홈런은 의식하지 않고 나왔다"는 조성환은 "그동안 찬스를 못살려 미안한 생각이 많았다"며 "사실 홈런보다는 경기 중 병살타 때문에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편하게 갈 수 있는 경기였는데 병살타 나왔고 동료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홈런 보다는 그 이후가 더 미안했다"고 말해 책임감 강한 주장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보였다. 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간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최근에는 자주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잘해줘 이기고 있다"면서 "1점이 필요하면 1점을 낼 수 있는 야구를 한다. 선발 조정훈의 피칭도 좋았다"고 평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마지막까지 열심히 한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letmeout@osen.co.kr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5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졌다. 롯데는 선발 조정훈의 호투와 조성환의 역전 투런포를 앞세워 3-2로 SK에게 연승을 거뒀다. 마무리 투수 애킨스와 역전 투런포를 날린 조성환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부산=윤민호 기자ym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