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축구를 전파하기 위해 한국에 온 외국인 감독들이 왜 화가 났을까?. FC 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알툴 감독이 지난 4일 K리그 14라운드 경기를 마친 후 강력하게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며 K리그에 대한 독설을 멈추지 않았다. 귀네슈 감독은 부산과 2-2 무승부를 거둔 후 공식 인터뷰서 격앙된 어조로 심판에 대해 엄포를 놓았다. 후반 31분과 36분 서울의 김승용과 아디를 잇달아 퇴장시킨 것을 비롯해 경기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많았다는 것. 귀네슈 감독은 "후반전서 공격할 힘도 없던 팀이 우리 선수의 퇴장과 페널티킥 선언으로 도움을 받았다. 심판이 일부러 그런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싶을 정도"라고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했다. 이날 서울은 전반 4분과 데얀이 선취골을 넣었고 37분에는 아디가 추가골을 넣으며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후반 30분을 넘어서며서 경기가 거칠어졌고 결국 두 명이 퇴장당하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귀네슈 감독은 1일 전북과 FA컵 경기부터 서울이 판정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면서 "리그 순위도 정해져 있으면 경기할 필요가 없다. 우리 선수들이 진정하면서 플레이했지만 이런 경기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좋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경기 초반부터 계속 축구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도저히 심판들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심판 뜻대로 됐으니 축하한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일갈했다. 또 인천과 맞대결을 펼친 알툴 제주 감독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알툴 감독은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한국에서 제2의 박지성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과 인천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 포함 4명의 외국인 사령탑이 활동하고 있는 국내 프로무대서 귀네슈 감독과 알툴 감독처럼 직접적으로 강하게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낸 경우는 흔하지 않다. 더욱이 두 감독이 K리그 초보 지도자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는 보다 크게 다가온다. 특히 외국인 감독들은 한국 감독들과 대결서 심판에 대해 피해 의식을 가지고 있다. 또 문화의 차이도 문제를 낳을지 모른다. 경기 시작 전 심판들이 국내 감독, 코치 그리고 구단 관계자들과 안부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도 있다. 게다가 프로축구연맹도 최근 챔피언결정전서 독일 출신 심판을 기용하는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정면 돌파 보다는 우회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눈높이가 달라진 K리그의 흐름을 심판진이 어떻게 따라잡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