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성실한 것도 조금은 독이 되는 것 같아요". 턱 관절 골절상 이후 1달 여 만에 1군 훈련에 합류해 적응기를 거치고 있는 이종욱(29. 두산 베어스)이 지난 5월 까지 투구 내용서 팀의 실질적인 1선발로 활약했던 친구 김상현(29)에 대해 아쉬움을 비췄다. 지난 6월 2일 광주 KIA전서 턱 관절 골절상을 입은 후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인 이종욱은 잠실서 두산 경기가 있을 때는 1군에 합류해 실전 감각 회복에 힘쓰고 있다. 볼살이 쪽 빠져 초췌해보이기도 했으나 정작 본인은 "몸무게가 오히려 2~3kg정도 늘었다"라며 웃어 보였다. 한동안 담소를 나누던 도중 김상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종욱은 아쉬운 표정으로 김상현이 너무 많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꺼냈다. 올 시즌 3승 5패 평균 자책점 4.90(7일 현재)을 기록 중인 김상현은 지난 6월 11일 잠실 LG전까지 3승 2패 평균 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경기 내용 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직구 구위가 떨어지면서 주무기인 커브와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타자들에게 읽히는 경우가 많았고 이후 두 번의 선발 등판서 도합 7이닝 13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져 내렸다. 김경문 감독은 계투 요원이던 이재우(29)를 선발로 전환시키고 김상현을 이재우의 자리로 옮겼으나 결과는 계속 신통치 않았다. 계투 합류 후 김상현의 성적은 3경기 1패 평균 자책점 20.25. 결국 김상현은 지난 2일 2군으로 내려가는 수모를 맛보았다. 이종욱은 김상현의 최근 부진에 대해 "너무 성실해서 탈"이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김)상현이가 너무 성실한 데다 올 시즌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면서 책임감도 굉장히 무거웠던 것 같아요. 등판 후 쉬는 날에도 계속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썼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이라는 게 시즌 개막 전 체력을 확실하게 키워 놓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페이스가 떨어지게 마련인 한여름에 계속 웨이트 트레이닝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서 체력을 소모시키니 구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법이에요". 곁에서 왼 무릎에 테이핑을 하던 포수 최승환(31) 또한 "구위는 결국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법인데 (김)상현이는 정말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시즌 중인 만큼 체력 소모량을 줄여가면서 여름 나기를 해야 할텐데"라며 후배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종욱과 김상현은 팀 내 동갑내기들로 두터운 우정을 과시하는 선수들이다. 2007시즌이 되어서야 비로소 팀 전력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김상현에 비해 1군 풀타임 경험이 비교적 많았던 이종욱의 눈빛에는 친구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farinelli@osen.co.kr 이종욱-김상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