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선두' 이동국, 정말 '게으른' 공격수?
OSEN 기자
발행 2009.07.07 08: 22

득점 선두 이동국(30, 전북)이 정말로 '게으른' 공격수일까.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관 겸 월드컵에 대비한 전지훈련지 물색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온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운영 방안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사안은 올 시즌 K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라이언 킹'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 이미 올 시즌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한 이동국은 현재 11골로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냉정했다. 허 감독은 이동국이 이번 시즌에 벌써 두 번이나 해트트릭을 했다는 취재진의 말에 "이동국이 넣은 11골 중에서 스스로 만든 골이 몇 골이나 되는가"라고 반문한 뒤 "그동안 쭉 지켜봤는데 골 감각은 좋았지만 서 있는 플레이가 많았다. 보다 날카롭게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은 해트트릭을 하는 등 잘 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면서 "팀에서 꾸준히 활약을 하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 스트라이커들의 면모를 보면 허정무 감독의 말을 100퍼센트 수긍하기는 어렵다. 물론 허정무 감독이 무한한 신뢰를 보이고 있는 투톱 박주영(AS 모나코)과 이근호(무적)의 경우 최근 A매치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기는 했다. 하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서 결정적인 골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기성용(FC 서울)에게서 나왔다. A매치 36경기에 출전해 11골을 기록하고 있는 박주영은 지난해 5월 31일 열린 요르단과 아시아 3차예선 홈 및 원정 경기서 모두 골을 넣었다. 또 지난해 11월 1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예선서 이근호와 함께 나란히 득점에 성공했고 지난 6월 6일 UAE와 경기서도 골을 터뜨리며 꾸준한 면모를 보이기는 했다. 올 시즌 J리그에 진출해 반짝 활약을 펼쳤지만 현재 프랑스 리그 1 파리 생제르맹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이근호는 A매치 23경기서 8골을 넣으며 득점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15일 UAE와 홈 경기서 2골을 넣은 이후 최종예선에서는 골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과 이근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공격수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른바 '타겟형' 공격수를 찾기 위해 정성훈 양동현(이상 부산)을 모두 기용해 봤다. 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서 혜성처럼 등장해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던 이동국은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게으른 천재'로 낙인 찍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시 이동국은 히딩크 감독이 원했던 강한 스태미너와 스피드가 부족했고 본인이 가지고 있던 잠재적인 능력 역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광주 상무에 입대한 뒤 부활, 조 본프레레 및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의 총애를 받았으나 2006 독일월드컵 직전 리그 경기서 부상을 당해 또 다시 월드컵을 필드가 아닌 먼 발치에서 바라봐야만 했다. 이동국은 A매치 71회 출전해 22골을 기록,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주인공이다. 과연 그가 대표팀서 테스트조차 받지 못할 정도의 존재인지 2010 월드컵을 앞두고 전문가 및 팬들 사이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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