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도 잘한일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만일 KIA가 외국인선수를 지금과 다르게 뽑았다는 어떤 현상이 벌어졌을까. KIA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고민끝에 투수 2명으로 외국인선수를 뽑았다. 1월 중순까지 늦어졌지만 아킬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을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타선보다는 마운드 보강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지켰다. 시즌 일정을 절반 이상을 소화한 가운데 KIA는 3위를 지키고 있다. 선발투수진이 원동력이었다. 구톰슨은 최근 4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7승을 올리고 있다. 로페즈는 6승을 따내며 상승세를 따고 있다. 두 투수가 부상없이 안정된 로테이션을 소화해주고 있다. 만일 두 투수가 없었다면, 아니 적어도 한 명만 있었다면 달라졌을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토종투수들이 모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재응의 부상, 한기주의 부진과 WBC에서 돌아온 윤석민의 부진, 이범석의 부상이 이어졌다. 양현종과 곽정철이 선발진에 있었지만 만일 구톰슨과 로페즈가 없었다면 마운드가 붕괴됐고 하위권으로 추락했을 것이다. 물론 KIA는 초반 타력부진으로 주춤했다. 용병타자 부재의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최희섭의 부활, 홍세완의 가세와 해결사 김상현의 가세로 타력이 회복됐다. 지금은 타선이 다시 슬럼프에 빠졌지만 부상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부상타자들이 돌아오면 정상적인 공격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얼마전 조범현 감독은 "만일 용병타자를(한 명이라도)뽑았다면 타격은 좋아질 수 있지만 마운드에 문제가 심각했을 것이다. 부상 등 국내 투수들의 활약을 자신할 수 없었다. 투수들을 뽑은게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KIA는 롯데와 삼성 등 중위권 팀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안정된 선발진은 순위경쟁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포스트시즌에서 탄탄한 투수력을 보유한 팀이 강하다. 이런 점에서 로페즈와 구톰슨은 향후 KIA의 순위경쟁과 포스트시즌에서 성적을 가름하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